LS에코에너지는 코스피시장에서 '핫'한 종목이다. 1년 새 시가총액(시총)이 20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세 배가 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변화가 없었음을 감안하면 '군계일학'이다. 그런데 증권업계에선 아직도 저평가 상태라고 연일 보고서를 쏟아낸다. 시총이 9000억원은 돼야 적정하다고 본다.


그래서 에쿼티스토리(Equity Story)를 대해부해 본다. 이른 바 넷 제로(Net-Zero)라 불리는 탄소중립 시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것이 핵심이다.


크게 세 가지 호재가 있다. △미래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 사업 진출 △아시아 풍력에너지 시장 밸류체인(해저케이블) 합류 △본업인 전력케이블 사업의 슈퍼사이클이다. 모두 국가 차원의 수주나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미래 전망이 밝은 것을 넘어 확정적이다. 주가 급등에도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 배경이다.


◇ 베트남 고도성장에 기여, 희토류 정책사업 참여 결실로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1위 전력케이블 사업자다. 전력케이블 글로벌 4위인 LS전선의 자회사로, LS전선의 아시아 거점이라 볼 수 있다. LS에코에너지는 무려 28년 전 개발도상국인 베트남에 진출해 고도성장기 전력인프라 구축에 기여했다.


LS에코에너지 연혁(사진:IR자료)


그래서 베트남 정부와의 관계가 공고하다. 2016년 정부로부터 1급 노동훈장을 수훈했다. 핵심 생산법인인 LS비나(LS-VINA)는 지역지차체인 하이퐁인민위원회가 지분 15%를 들고 있을 정도로 정부와 관계가 긴밀하다.


이 같은 베트남 내 입지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친환경으로의 사업 대전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선 올해부터 당장 매출이 발생하는 희토류 사업부터 살펴보자.


희토류는 전기차 종목 투자자라면 익숙하다. 원자번호 57번부터 71번에 속하는 란타넘(La) 계열 15개 원소에 21번인 스칸듐(Sc)과 39번인 이트륨(Y)을 더한 17개의 원소를 총칭한다. 은보다는 흔하고 납보다 매장량이 많다.


(사진:IR자료)


희토류 중에서도 네오디뮴(Nd)이 전체소비의 40%를 차지한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은 3kg 자석으로 300kg 이르는 물체를 들 수 있다.


이 자석은 스마트폰에서 진동을 발생시키고, 헤드폰의 소리를 내는데 쓰인다. 또 이 자석에 소량의 디스프로슘을 추가하면 전기차 모터 로터(회전날개, rotor)로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로봇, 드론, 풍력발전설비, 에너지절약형 가전제품이나 엘리베이터 등에도 필수적이다. 희토류가 미래산업 '쌀'로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 희토류는 현재 중국 의존도가 크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생산량이 35만톤인데 중국이 24만톤으로 68%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 12%, 미얀마 11%, 호주 5% 순이다.



그리고 중국은 수요가 급증하자 희토류를 자원무기화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자원안보에 나섰다.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제정해 2026년 말 이후 국방물자에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금지시켰다. 유럽연합(EU)은 2023년까지 희토류 등 핵심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65%까지 낮추기 위한 '핵심원자재법'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글로벌적으로 희토류 공급망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이 중국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각됐다. 희토류 매장량은 지난해 1억1582만톤인데 중국(4400만톤, 38%)이 가장 많고 베트남이 2200만톤으로 세계 2위(19%)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35만톤)의 63배에 달하는 희토류가 베트남에 묻혀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희토류를 연간 200만톤 생산하겠다는 개발계획을 내놓았다. 그리고 다름 아닌 LS에코에너지가 주요 사업파트너(트레이더)로 낙점됐다. 베트남 광산업체 흥틴그룹(HUNG THINH GROUP)이 생산한 희토류 산화물을 1차계약을 통해 2026년까지 연간 최대 500톤 공급받기로 했다. 산화물이란 원광에서 불순물을 분리‧정제한 것이다.


희토류 사업구조(사진:IR자료)


사업초기엔 구매물량을 국내 영구자석 업체에게 판매하는 트레이딩만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영구자석을 직접 생산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른 현지 생산법인인 LSCV(호치민 위치)에 약 100억원을 들여 영구자석공장을 수년 내 만들 계획이다.


공산국인 베트남은 광산을 국영기업이 관리해 해외기업이 밸류체인에 합류하기 쉽지 않다. 중국 역시 희토류 생산부터 판매까지 공급망 모든 단계를 내재화하고 있다. 베트남 성장에 기여한 LS에코에너지라서 가능한 사업진출이다.


◇ PER 40배 받는 사업 희소성…'베트남'이라 다르다 


그렇다면 희토류 사업 실적과 가치(밸류)는 어느 정도일까. 회사는 최대치인 연간 500만톤을 구매할 경우 459억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연말부터 구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매출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보수적으로 추정해 올해 예상 매출은 110억(120만톤)은 2025년엔 413억원(450톤), 2026년엔 459억원(500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흥틴그룹이 지속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2027년부터는 후속계약을 통해 구매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2030년에는 매출이 1687억원(사측 목표는 1759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해 구매량이 1838톤으로 늘어난다는 가정을 깔고 있다.


이베스트증권 추정치


특히 희토류사업은 기존 전력케이블사업보다 수익성이 높다. 전기차 등 첨단산업으로 인해 수요는 지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자원안보 영향으로 제한되는 수급불균형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공급자 우위시장이다. 회사 내부적으론 한 자릿수 후반 영업이익률을 확신하고 있고, 증권가도 동의한다.


이베스트증권은 영업이익이 2024년엔 7억원(이익률 6.4%)에서 2030년에는 135억원(이익률 8.0%)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력케이블사업 영업이익률(4%)보다 두 배 높은 사업이 된다.



이 같은 실적전망에 따른 희토류사업 현재 밸류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약 1900억원이다. 이베스트증권은 LS에코에너지 희토류사업에 주가수익비율(PER) 40배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2025년 전망치 기준 글로벌 피어그룹 PER평균치가 30배인데, LS에코에너지는 10배포인트 더 높게 받아야 한다고 봤다. LS에코에너지가 매장량 세계 2위(베트남) 시장 사업자로 경쟁사들 대비 성장성이 크게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희토류사업이 고도화된 시기인 2030년 예상순이익(79억원)에 PER 40배를 대입하면 밸류가 3160억원이다. 다만 이는 2030년 기준 밸류다. 현재시점으로 밸류를 환산하기 위해 PER을 5년간 10%씩 할인하면 2025년 기준 멀티플은 23.8배가 된다. 23.8배를 대입한 현 시점 밸류는 1880억원(23.8배*79억원)이다.


이베스트증권은 "사업 초기 단계로 이익 절대규모가 작은 2025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한다면 적용PER은 성장성 우위를 바탕으로 큰 폭의 할증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피어그룹 대비 30% 정도 할증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산출한 밸류도 보수적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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