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평가된 것 아닐까”


글로벌에서 가장 핫한 AI(인공지능) 반도체 밸류체인 종목에 늘 따라 붙는 평가다. HBM 제조장비인 TC본더를 만드는 한미반도체도 예외가 아니다. 2년전 1조20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이 1년 후에는 5조원대로 높아졌고 현재는 10조원대에 이른다.


그런데 1년 반전부터 주식을 지속 매집해온 큰 손이 있다. 다름 아닌 최대주주 곽동신(사진) 부회장이다. 자신감의 발로다. 성장성에 비하면 기업가치가 아직도 덜 오른 것이라는 평가를 말이 아닌 주식매입으로 했다. 결과는 어떨까? 곽 부회장은 약 370억원어치를 매입했는데 현재가치는 약 560억원으로 뛰었다. 1년반만에 평가차익이 180억원대에 달한다.


그가 또 한 번 자사주매입 계획 알렸다.


곽 부회장은 24일 공시를 통해 한미반도체 자사주 1만9800주를 주당 10만1400원에 매입할 계획임을 알렸다. 전체 거래금액은 20억원이다. 거래예정일은 한 달 뒤인 오는 10월 24일로 거래금액은 예정일 주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이로써 곽 부회장은 2023년 7월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이래 1년 9개월 동안 누적으로 무려 373억원어치를 매입한 것이 된다. 총 24차례에 걸쳐 52만8544주를 매입했다. 전체 상장주식수(9699만3634)의 0.5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곽 부회장은 창업2세이자 최대주주다. 올 상반기말 기준 지분율이 35.79%다. 부친인 곽노권 회장은 1980년 한미반도체를 설립해 국내에선 불모지였던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국산화시키는 토대를 닦았다. 곽 부회장은 HBM 장비시장을 독점하며 한미반도체를 글로벌에서 가장 핫한 장비사로 부상시키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해 냈다.


곽 부회장은 안정적인 지배력(지분율 35.79%)을 갖췄기에 주식을 더 늘릴 이유는 크지 않다. 게다가 한미반도체 2년전부터 AI반도체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식이 너무 비싸졌다. 하지만 곽 부회장은 주가에 상관없이 꾸준히 매입해왔다. 곽 부회장이 매집을 시작한 2023년 7월 주가는 4만~5만원대였다. 가장 최근인 올 6월 주당매입가는 14만원대다.



회사 실적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실제 곽 부회장은 이날 공시를 통해 매입 배경이 “자사주 직접 취득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곽 부회장은 주식 매집 이래 매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기업가치 제고에 진심이다.


그런데 이 같은 뚝심매집은 다름 아닌 곽 부회장에게 커다란 이득으로 돌아오고 있다. 곽 부회장이 2023년 7월 이후 매집한 주식(52만8544주)가치는 이달 24일 종가로 환산하면 무려 558억원에 이른다. 매입원가(373억원)을 제한 차익이 185억원이다.


곽 부회장을 믿고 비슷한 시기 투자를 지속해온 주주가 있다면 역시 상당한 차익을 실현했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경영인이 사재를 털어 주식을 지속 매입해온 것은 자신감 표현과 함께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알린 것”이라며 “실제로 회사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이 수반됐기 때문에 곽 부회장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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