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전성우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소장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국가 암관리사업 지역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서 한 해 위암 내시경 시술을 500 차례나 하는 현직 의대교수(칠곡경북대학교)기도 하다.


파인메딕스는 전 교수가 15년 전 차린 회사다. 내시경 시술을 하다 기구에 대한 불편함을 느껴 수차례 제조사에 개선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 창업배경이다.


파인메딕스는 외국산이 100%를 차지했던 내시경 시술기구 국산화를 이뤄내더니 어느덧 매출이 100억원이 넘어섰다. 시술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기구를 만들어내니 시장 만족도가 높았다. 파인메딕스가 상장한다.


2024년 3월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전성우(사진 좌) 파인메딕스 대표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인메딕스는 내달(5월) 초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이하 기술특례) 방식을 택한다.


기술특례는 거래소가 지정한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경영성과나 재무가 일반상장 요건을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예심 신청자격을 주는 제도다. 두 개 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 BBB등급 이상을 얻어내면 된다. 앞서 파인메딕스는 올 3월 A와 BBB등급을 받았다.


전 교수는 파인메딕스를 2009년 설립했다. 2005년 병원에서 내시경점막박리술(ESD)을 시행하다 시술용 칼(나이프)에 불편함을 느낀 것이 시초다. ESD는 내시경 과정에서 위암이나 대장암의 병변(병으로 변화된 조직)부위를 조금씩 벗겨내는 시술이다. 제조사 국내 대리점에 개선 요구사항을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파인메딕스 주요 제품인 ESD(내시경점막박리술)용 나이프


이에 당시 정부 창업과제를 활용해 ESD 나이프를 개발하고 제품 특허를 받으며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당시 시술기구 시장을 100% 외국산이 장악하고 있었기에 국산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파인메딕스는 창업 10년만인 2019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그해 매출 76억원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파인메딕스가 국산화율을 20~30%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파인메딕스는 내시경 시장에 불리했던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인 2021년 매출이 72억원으로 소폭 둔화했다. 이후 2022년 81억원으로 반등하더니 지난해는 101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국산화를 넘어 해외수출까지 이뤄낸 결과다. 일본과 영국,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판로를 넓혀왔다.


이익이 나는 '기술특례' 케이스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통상 기술특례는 당장엔 적자를 내는 기업이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 이익이 날 것으로 추정해 2~3년 뒤 예상순이익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밸류)를 산출한다. 실적이 예상과 달라 적자를 지속할 경우 주주에게 다시 손을 벌려야 할 위험이 있다.


파인메딕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억74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8%다. 당기순이익은 11억7600만원이다. 안정성면에선 다른 기술특례 대비 우위에 있다. 다만 기술특례를 택한만큼 미래 성장성을 공모단계에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매출증가율(전년 대비)은 24.7%에 달해 최소한의 입증은 해뒀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추가적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 또 해외 시장 규모와 확장성이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한 검증이 공모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