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것은 돈을 받고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새로운 주주로 맞아들이는 일이다. 경영진은 과거 대주주의 이해를 추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공모주주를 포함해 모든 주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IPO 이후 회사 경영실적과 재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년 전 상장한 프롬바이오는 이 같은 상식을 뒤엎는 행보로 기타주주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심태진 대표가 상장 직후부터 사익을 추구했던 정황이 발견됐다.


프롬바이오는 상장 이후 기대와 달리 실적이 내리막이다. 올해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그런데 심 사장이 개인적으로 출자해 만든 개인회사는 프롬바이오 일감지원에 힘입어 고공성장을 하고 있다. 주주권익을 둘러싼 주요 논란을 딜스토리가 순차적으로 짚어 봤다.


◇ 건기식은 '광고'가 중요, 개인회사 만들어 수행


프롬바이오는 2006년 심 대표(사진)가 설립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업체다. 관전연골(보스웰리아)과 위(매스틱) 건강을 돕는 건기식이 히트를 치면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이에 힘입어 2021년 9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심 대표는 올 3분기 말 기준 지분 32.9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건기식은 유행을 타는 특성이 있어 광고가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영업비용 중에서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상장 직전인 2020년 매출이 1080억원이었는데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가 639억원로 비중이 60%에 달한다. 같은 해 광고비가 190억원로 판관비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컸던 영향이다.


심 대표는 이 핵심비용을 자신이 만든 개인회사에 쓰기로 했다. 2021년 12월 2억원을 출자해 아이디어스트림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심 대표 지분이 100%다. 더불어 당시 프롬바이오에서 마케팅총괄직을 수행하던 김정민 상무를 아이디어스트림 대표로 발탁했다. 과거엔 프롬바이오가 직접 채널에 광고비를 집행하는 구조였지만, '프롬바이오→아이디어스트림→광고채널' 형태로 바뀌며 중간다리가 더해졌다.



◇ 프롬바이오는 적자, 아이디어스트림은 흑자


공교롭게도 프롬바이오는 상장 이후 실적이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2021년엔 최대 매출 1351억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엔 993억원으로 전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 됐다. 이어 올 3분기누적 매출(497억원)도 전년 동기(786억원)에 비해 36.8% 줄며 부진이 심화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엔 114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9억원으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올 3분기에는 누적으로 7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반대로 아이디어스트림은 설립 1년만에 놀라운 성과를 냈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79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 수준이었다. 당기순이익도 5억원 발생하며 자본총계는 직전 2억원에서 7억원으로 늘었다. 프롬바이오가 그 해 매출의 73%(57억원)를 책임져준 덕분이다. 설립 초기부터 흑자영업에 성공했다.


올해도 작년보다 나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롬바이오 일감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 3분기누적으로 프롬바이오로부터 발생한 매출이 62억원으로 전년 연간치(57억원)를 뛰어넘는다. 프롬바이오는 이 기간 적자였다.



프롬바이오가 올 들어 아이디어스트림에 전년보다 많은 광고비를 집행했는데 자사 매출이 되레 크게 꺾인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결과적으론 아이디어스트림에 쓴 비용이 허투루 쓰인 셈이기 때문이다.


기타주주들이 성토하는 이유다. 한 주주는 "건기식 회사 특성상 광고비 비출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 오너 개인소유 광고대행사를 활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스트림은 호실적으로 쌓은 재원을 통해 프롬바이오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결국엔 심 대표가 간접적으로 프롬바이오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이 된다. 아이디어스트림은 올 2월 3월 두 차례에 걸쳐 프롬바이오 주식 1만2500주를 매입했다. 지분율은 올 3분기 말 기준 0.09%다.


프롬바이오측에 심 대표가 개인회사를 설립한 배경과 사익추구 정황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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