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으로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시장(전기차) 위축이 수요예측에 악영향을 미친 탓에 본래 '하단 미만'을 검토했다. 하지만 공모가 확정 직전 '공매도 금지' 이벤트로 피어그룹(비교대상 기업군) 주가가 폭등하며 눈높이를 상향조정했다.


7일 자산운용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으로 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날 오후 4~5시께 최종 확정해 공시할 예정이다. 희망밴드는 3만6200원~4만4000원이다.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증시 변동성을 겪으며 장고 끝에 내린 결론으로 알려졌다.


올 10월 11일 증권신고서(정정) 제출한 이후 글로벌 전기차와 베터리셀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과 함께 투자축소 및 감산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소재주 주가가 크게 낮아지는 악재가 있었다. 발행사가 공모가 산출을 위해 꾸린 피어그룹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요예측(10.30~11.3) 기간까지 하락세가 지속됐고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수요예측 마지막날 종가(34만9500원)가 증권신고서상 기준주가(31만4500원) 대비 14.5% 빠져있었다.



이에 일부 IPO공모주 투자자문사들이 적정 주가를 3만원~3만3000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밴드 하단(3만6200원) 밑이다. 중소형 기관들은 자문을 참고해 대다수 이 가격에 베팅했다. 다만 국내외 대형기관들은 하단 이상 구간에 베팅해 희망밴드 내로 상장할 수 있는 수요는 충분히 채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발행사도 수요예측 직후(11월 4~5일) 시장의견을 수용해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미만'으로 정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런데 이달 6일 '공매도 금지' 이벤트로 피어그룹 주가가 폭등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이날 종가(34만9500원)가 기준주가보다 8.7%올라있다. 또 다른 피어인 엘앤에프도 기준주가 대비 21.9%, 코스모신소재는 17% 높은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피어그룹 주가가 이 정도 수준으로 유지되면 공모가가 하단으로 정해져도 시장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한 수준이 된다.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과 올 상반기 연환산 EBITDA 기준 EV/EBITDA 배수는 포스코퓨처엠이 108.2배, 앨엔에프가 63.4배, 코스모신소재가 113.2배로 3개사 평균치가 94.9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으로 정해질 경우 시가총액은 2조5746억원이 된다. 여기에 올 상반기말 순차입금을 더한 EV는 2조9233억원이다. 이를 올 상반기 연환산 EBITDA(580억원)로 나눈 EV/EBITDA는 50.4배다. 국내사 평균치(94.9배)보다 44배포인트 가량 낮다.



발행사와 주관사가 희망밴드 '하단'으로 눈높이를 높이게 된 배경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차이라면 시장이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추후 남은 일반청약과 상장 일정까지 피어그룹 주가가 현재보다 더 오르거나 크게 빠지지 않아야 공모가 적정성에 대한 잡음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발행사 입장에선 설비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하단' 가격도 절실하다. 하단으로 정해지면 공모액은 5240억원이 된다. 발행사는 공모자금 중 3895억원을 전구체 증설에, 13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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