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는 올해 가장 성공한 '빅딜'로 꼽힌다. 성장하는 협동로봇(cobot) 시장 세계 3위사업자라는 매력적인 에퀴티스토리(Equit Story)에 이른 바 '수급'매력까지 갖춘 덕이다. 상장 후 유통가능한 주식비중이 10%대에 그쳤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매도물량은 제한됐다. 덕분에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뛰었다.


업계에선 에이에스텍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자외선차단제 원료물질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별이라는 에퀴티스토리가 매력이다. 그리고 두산로보틱스와 유사한 수급 구조를 갖췄다.


◇ FI‧개인 대다수 보호예수 동참…사실상 공모주식만 유통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에이에스텍은 상장예정주식수(약 566만주) 가운데 25.3%(143만2000주)만 상장 첫 날 유통이 가능하다. 공모주주들이 보유하게 될 주식비중이 상장 후 24.8%임을 감안하면 거의 공모주식만 사고팔리는 구조다.



재무적투자자(FI)와 일부 개인주주가 상당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모주주들을 배려해 상당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락업(보호예수)를 걸어둔 영향이다. 2대주주이자 FI인 NBH캐피탈 등이 만든 사모펀드 두 곳(에이제이엘앤케이신기술사업‧AJ-ISU 경기도애그리푸드투자조합)이 상장 후 지분 13%를 보유하게 되는데 모두 락업을 했다. 1, 2, 3개월 단위로 기간을 설정했다.


또 다른 FI인 동유인베스트먼트(상장후 1.4%)는 6개월, 위LP지분유동화펀드1호(1.4%)은 1개월이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도 과거 확보한 지분(상장후 2.6%)에 대해 6개월을 걸었다. 초기창업멤버로 알려진 박종성씨는 상장후 15%를 보유하게 되는 3대주주인데 역시 대다수 물량(12.4%)에 대해 6개월을, 잔여분(2.6%)은 1개월을 걸었다.


최대주주인 윤종배 대표(상장 후 36.7%)는 규정상 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는데 여기에 자발적으로 12개월을 추가해 총 18개월 락업을 했다. 구주주 가운데 보호예수를 하지 않은 개인주주들 주식비중은 상장 후 0.4%에 그친다.


임직원들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장기간 주가희석을 유발하지 않는 구조다. 총 19만7500주로 상장예정주식수의 3.5% 수준인데 행사가능시기가 2032년으로 한참 남았다.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에이에스텍은 기관수요예측이 흥행하면 유통물량비중이 10%대로 축소될 수 있다. 경쟁이 가열되면 기관들은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의무보유확약(이하 기관확약)을 걸기 때문이다. 락업과 동일한 기능으로 15일과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확약할 수 있다. 기간이 길수록 물량확보에 유리하다.


◆ 두산로보는 24%, 수요예측 흥행시 10%대로 줄어


지난달 대다수의 IPO가 흥행했는데 모두 유통물량 비중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기관확약으로 유통물량 비중이 20%대에서 10%대로 줄어든 곳이 유독 상장 후 주가가 높게 형성됐다. 두산로보틱스가 대표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최초 유통물량비중이 24.8%였다. 공모액이 4000억원이 넘는 빅딜임에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270대 1에 달했고, 기관배정분의 60%가 확약물량이었다. 그 결과 최종 유통물량비중이 15.8%로 낮아졌다. 그리고 10월 5일 상장했는데 그날 종가가 5만1400원으로 공모가(2만6000만원)보다 97.7% 높게 형성됐다.


더불어 첫날 종가 수익률(공모가 대비)이 50%가 넘는 종목들은 모두 최종 비중이 10%대였던 곳이다. 레뷰코퍼레이션은 최종 유통물량 비중이 11.4%였고, 첫날 수익률은 53.3%였다. 신성에스티는 최종 비중이 19.9%, 첫날 수익률은 50.2%다. 이밖에 최종 유통물량비중이 26~29% 수준이었던 워트와 퓨릿, 아이엠티 등은 첫날 수익률이 30~40%대였다. 


반대로 최종 유통물량 비중이 59.1%에 달했던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첫날 종가가 6270원으로 공모가(7000원)보다 10.4% 낮아졌다. 그만큼 수급이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방증이다.


에이에스텍은 최초 유통물량비중(25.3%)으로도 손으로 꼽는 수급매력이 있다. 10월 IPO 8건과 비교하면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24.8%)와 비슷하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급구조는 구주주들이 100% 락업을 걸어 공모주만 유통되는 것"이라며 "에이에스텍은 극히 소량(상장후 0.4%)을 제외하고 모두 락업을 했다"고 말했다.


에이에스텍은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5일에 공모가를 확정해 공고할 계획이다. 상장예정일은 같은 달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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