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지상국 사업자 컨텍(CONTEC)은 올 상반기 매출 30억원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시한 시가총액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기준 3300억에 이른다. 기술특례요건으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문턱을 넘는데 성공한 결과다.


에퀴티스토리(Equity story)만으로 보면 수년 내 실적이 퀀텀점프 할 잠재력이 있다. 뉴스페이스(New Space)로 대변되는 민간 주도 우주산업 밸류체인에서 이미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핵심 사업이 '플랫폼' 성격이다. 고객기반만 잘 넓혀 놓으면 뛰어난 현금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산업 다운스트림 전반 수렴, 현 주력은 지상국 설치


컨텍은 국가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출신인 이성희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우주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항우연에서 16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최초 우주위성발사체였던 나로호에 기여한 우주산업 전문가다. 발사임무와 정지궤도 위성관제임무 등을 수행했다.


컨텍도 위성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 우주산업은 크게 위성 ▲제조와 발사 ▲운영과 서비스 분야로 나뉘어진다. 이중 제조와 발사는 업스트림(Upstream), 운영과 서비스는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분류된다. 컨텍은 다운스트림에 속해 있다.


위성은 지구 주위를 정해진 궤도로 끊임없이 돌면서 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지상에 있는 지상국으로 송신하는 역할을 한다. 지상국 설치와 지상국이 수신한 정보를 보정‧가공해 유통하는 서비스가 다운스트림이다. 컨텍은 다운스트림 전 과정을 수행(올인원, All-in-one) 하는 전 세계 유일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크게 4개의 사업부문이 있는데 현재 매출기반은 지상국 설치(지상국 시스템 엔지니어링 솔루션)에 있다. 위성을 소유한 국내외 정부기관이나 민간기업이 고객이다. 이들은 지상국이 있어야 위성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127억원) 가운데 76%(97억원)가 지상국설치 용역에서 발생했다.



이어 지상국이 수신한 영상정보를 보정하는 전처리 사업(데이터 처리 솔루션)을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구글지도나 위성지도는 위성영상 데이터가 여러 번 가공된 결과물이다. 최초 위성이 보낸 정보는 노이즈가 많아 활용하기 힘들다. 발행사는 ▲방사보정 ▲공간보정 ▲기하보정 등을 통해 고객사가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정보를 부가가치가 높아지도록 가공(Value-Added 위성영상 활용 솔루션)도 한다. 보정된 영상에 딥러닝을 가미해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화재나 홍수 등 재난상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도시에서는 건축물 구조변화나 교통체증 현황을 분석해 도시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


컨텍 위성영상 활용서비스(사진:홈페이지)


◇지상국은 거들 뿐, 데이터판매가 핵심


핵심은 마지막인 GSaaS(Ground station as a service) 네트워크 솔루션 서비스(이하 GSaaS)에 있다. 지난해 매출비중은 6%(7억원)에 불과하지만 미래 수익성을 책임질 사업이다. 올인원 모델을 만든 이유기도 하다.


발행사는 설립 이후 외부로부터 받은 투자규모가 누적으로 700억원에 달하는데 GSaaS 구현을 위해서다. GSaas는 발행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지상국을 기반으로 위성정보를 판매하는 일종의 플랫폼 사업이다. 2019년 말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내 시흥과 알래스카, 아일랜드,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카타르, 호주 등 국내 2곳, 해외 7곳에 자체 지상국을 설립했는데 여기에 투자금을 상당수 쏟았다.


컨텍 우주지상국 설치현황(사진:홈페이지)


위성 소유자들이 자체 보유한 지상국으로는 정보수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노렸다. 위성은 앞서 이야기했듯 지구를 공전하면서 지상국이 구축된 상공에 도달해야 정보를 송신해줄 수 있다. 즉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제한된 정보를 준다.


위성 소유자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선 다양한 지역에 지상국을 설치해야 하는데 비효율적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범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GSaas는 이에 대한 대안 목적으로 만들었다. 글로벌 각지에 있는 컨텍 지상국을 통해 고객사들이 자사 위성이 보내는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발행사 입장에선 효율적이다. 지상국 한곳에서 여러 대의 위성과 송수신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하다. 더불어 초기구축 이후에는 별 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 고객사만 늘어나면 알짜 수익을 안겨주는 구조다.


플랫폼사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발행사는 정보 전송 건별로 서비스이용대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인원 전략도 사실 GSaas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다. GSaas 이용고객은 당연히 영상 보정과 가공 솔루션을 제공받는다.


◇뉴스페이스 시대 수혜, 소형위성 급증 전망


GSaas가 속한 다운스트림은 뉴스페이스 시대 도래로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뉴스페이스는 이른 바 일론 머스크가 만든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상징한다. 우주산업이 안보목적인 국가주도형에서 상업적목적인 민간주도형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민간기업 참여가 늘면서 비용 혁신이 이뤄졌다. 대표적인 것이 재활용이다. 스페이스X 팰컨 해비 로켓은 1㎏당 약 165만원의 비용으로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는데, 발사체 회수와 재사용 기술 덕이다. 2016년만 해도 미국 아틀라스 5호는 1kg당 가격이 약 1만4000달러였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제작 방식이 도입된 것도 단가가 저렴해진 이유다.


덕분에 위성 수는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컨설트(Euroconsult)는 지난해부터 2031년까지 발사될 소형 위성은 1만8460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기준 위성수는 약 5696개다.



그 만큼 지상국 수요도 높아지게 되는데 설치비용이 들지 않는 GSaas가 구조적 수혜를 누릴 것이란 게 발행사의 전망이다. 고객사가 늘어나는 속도에 기인한 자신감이다. 증권신고서에 GSaas 고객사수(위성 수)가 2020년 12개에서 2021년 40개 2022년 63개, 현재는 75개로 늘어났다고 기재했다. 더불어 2024년엔 250개, 2025년 5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컨텍이 아시아에서 유일한 자체 지상국 운용업체이고 현재 글로벌 3위 사업자라는 시장 지위에 근거한 추정이다.


3300억원대 시총도 사실상 GSaas 영향이 크다. 2025년 추정실적을 근거로 기업가치(밸류)를 구했다. 2025년 매출은 704억원으로 지난해(128억원) 대비 210%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지난해 18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봤다.



사업부문별로는 매출은 지상국설치와 GSaas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다. 지상국설치 매출은 지난해 97억원에서 2025년 378억원으로, GSaas는 같은 기간 7억원에서 166억원으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수익성은 GSaas 주도로 이뤄진다. 2025년 기준 매출 원가율은 지상국설치가 70%인 반면 GSaas는 30%에 그친다. 예상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이 GSaas가 2025년 116억원으로 지상국설치(113억원)보다 앞서게 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GSaas가 초기 투자 후 큰 비용없이 확장 가능한 플랫폼 성격"이라며 "실제 발행사도 원가율을 가장 낮게 전망하고 있기에, 이 부문이 향후 전체적인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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