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매력을 결정짓는 기본 요인은 우수한 펀더멘털과 적정 공모가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수급이다. 아무리 실적이 좋고 공모가가 저렴히 책정됐다고 해도 상장 직후 매도하려는 물량이 많으면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수급 면에서 역대급으로 평가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1000억원 이상 빅딜 가운데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비중이 10%대였던 딜은 단 두 건인데, 그 중에 하나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다.


그리고 역대 10%대 빅딜은 기관수요예측이 흥행한 경우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의 두배에 가깝게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유통가능물량 비중 18%…최대주주‧FI 주가부양 의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예정주식수 7112만2158주 가운데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물량이 1330주1400주로 비중이 18.7%다. 5주 중에 4주는 거래가 제한된다. 최대주주측과 재무적투자자(FI)가 공모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스스로 장기간 매각을 하지 않기로 한 결과다. 거의 공모주주들만 상장 직후 거래가 가능한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에코프로는 상장 후 지분율이 43%(3055만9067주)인데 무려 30개월(2년반) 동안 매각하지 않기로 하는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관련법 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은 의무적으로 6개월 보호예수를 해야 하는데 2년을 자진해 추가했다.


더불어 재무적투자자(FI)들도 자금회수(엑시트)를 미루고 보호예수에 동참했다. 2대주주 지위에 있는 블루런벤처스캐피탈(BRV캐피탈)은 상장 후 지분율이 총 23.7%인데 6개월간 팔지 않기로 했다. 관련법 상 FI는 1년 이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호예수 의무가 없다. BRV캐피탈은 보유주식 90% 가량이 1년 전에 투자한 물량이다. 하지만 역시 자진해 매각을 제한했다. 또 다른 FI 아이엠엠 이에스지(지분율 2.5%)도 6개월 보호예수를 했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배정분(4.1%)이 의무적으로 1년간 묶인다.


결과적으로 구주주와 우리사주조합 보유주식 5954만1358주 가운데 97.1%가 최소 6개월 이상 팔지 못하는 물량이다. 공모주주(상장 후 16.3%)와 소수의 기존주주(2.4%)만 거래할 수 있다.


◇기관 의무확약분 추가 전망…역대 유사딜은 주가 호조


흔치 않은 케이스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1월 상장한 이후 1000억원 이상 빅딜이 총 7건 있었는데 유통가능물량 비중이 10%대였던 딜은 쏘카(14.5%)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뿐이다. 두산로보틱스(4212억원 공모)는 사후적으로 10%대가 됐다. 최초 24.8%였는데 기관들이 대거 의무보유확약(배정분의 59.4%)을 걸면서 15.8%로 낮아졌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공모액이 6658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 이후 최대어다. 상징성이 있는 빅딜인데 매력적 수급이 더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로보틱스와 같이 기관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기관확약으로 비중은 더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두산로보틱스 직후 진행하는 빅딜이다. 두산로보틱스가 달궈 놓은 열기를 이어받을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다.


역대 10%대 빅딜은 청약에서 인기를 끌면 주가도 폭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확약분을 반영한 최종 유통물량비중이 8.7%였고, 기관수요예측에서 역사적 경쟁률인 2023대 1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종가가 50만5000원으로 공모가(30만원)보다 68.3% 높아졌다.



두산로보틱스(최종 15.8%)는 허수청약을 방지하는 제도시행 직후 첫 빅딜이었음에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272대 1에 달했다. 그리고 이달 5일 상장했는데 종가(5만1400원)가 공모가(2만6000원)의 두 배로 뛰었다.


다만 청약이 부진했던 쏘카는 주가도 풀이 죽었다. 기관 경쟁률이 56대 1이었고 상장 첫날 종가(2만6300원)는 공모가(2만8000원)대비 6.1% 낮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가액은 확정공고는 11월 7일에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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