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대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업공개(IPO)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대주주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거래소는 검토 끝에 내부통제장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발행사는 승인에 대비해 증권신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월 내 공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거래소가 오는 추석연휴(9월 28일~10월 3일) 전후로 예심 승인 발표를 할 것에 대비해 증권신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거래소가 의미 있는 수준의 확신(승인)을 준 것에 따른 행보라는 전언이다. 단순한 기대감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발행사 대표이사인 김병훈 경영총괄 사장이 거래소 질적심사 주요 관문 중 하나인 경영인 인터뷰를 마쳤다. 대주주 실형 선고 이후에도 심사가 정상적으로 지속됐음을 의미한다. 에코프로그룹 오너인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달 18일 대법원으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2년 실형을 확정 받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갖춘 내부통제장치에 결격 사유가 없음을 의미한다. 내부통제는 기업이 작성·공시하는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내부에 구축하는 관리시스템이다. 임직원의 회계부정이나 횡령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포함된다.


사실 대주주와 계열 회사는 별개의 법인격체로 봐야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이를 동일시 할 경우 투자자나 협력사 등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도 그간엔 별개의 인격체로 해석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룹 계열사들이 M&A(인수합병)나 IPO를 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재용 회장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을 때인 2017년 2월 말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승인했다. IPO는 더 직접적인 선례다. 롯데렌탈이 2021년 8월 상장했는데 당시는 신동빈 회장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3년 뒤인 2022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복권이 됐다. 그런데 거래소는 롯데렌탈 심사 당시 대주주적격성을 문제 삼지 않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슈가 됐던 것은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대법원 판결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2차전지 시장을 뜨겁게 달군 에코프로그룹이라 더 관심을 받았던 영향도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동채 전 회장이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이 전 회장→에코프로→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이어지는 구조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52.78%를 보유하고 있고 2대주주는 벤처캐피털(VC)인 블루런벤처스캐피탈(BRV캐피탈)로 29.11%를 들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에코프로 대표직에서 불러나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었다.


발행사는 거래소 승인이 나는 즉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추석 전, 늦으면 추석 후가 된다. 추석 후에만 제출해도 10월 말에 공모를 할 수 있는 일정이 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효력이 발생하기 까지 15영업일이 소요된다. 10월 4일에 제출한다고 가정하면 같은 달 말에는 기관수요예측을 진행 할 수 있다.


에코프로미티리얼즈는 올해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리던 최대어다. 2차전지 밸류체인에 속해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전구체는 2차전지 원재료인 양극재의 70%를 차지하는 중간소재다. 전구체에 수산화리튬을 더하면 양극재가 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전구체의 95% 이상이 중국산이라 국산화 측면의 역할도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5241억원, 영업이익은 155억원이다. 시가총액은 3조대로 예상되며 공모액은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빅딜이었던 두산로보틱스(공모액 4212억원)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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