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틸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유사기업(피어그룹)으로 선정한 휴스틸의 올 2분기 실적이 상당히 악화돼 주목되고 있다. 넥스틸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한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하락) 우려가 현실화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틸은 2021년부터 올 1분기까진 내리 고공성장을 지속했다. 미국에 수출하는 유정관이 현지에서 품귀현상을 보이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한 덕이다. 다만 이후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 들어 유정관 미국내수 판가가 하락하며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는 분위기로 전환된 탓이다. 휴스틸도 미국에 유정관을 수출하는 주요 사업자인데 2분기 타격이 현실화했다.


◇2021년 이후 첫 매출 후퇴…넥스틸과 실적 유사


최근 공시에 따르면 휴스틸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984억원에 영업이익 3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2408억원)은 17.6%, 영업이익(719억원)은 53.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29.9%에서 16.9%로 12.9%포인트 하락했다.



올 1분기까지 고공성장을 해온 것을 감안하면 큰 반전이다. 휴스틸은 동종업체 가운데 넥스틸과 가장 실적 흐름이 유사한 곳이다. 양사 모두 미국 매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021년을 기점으로 매출과 함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휴스틸은 매출이 2020년 3656억원이었지만 2021년 6165억원, 2022년 1조309억원으로까지 커졌다. 영업이익도 2020년엔 177억원, 영업이익률은 4.8%에 그쳤다. 하지만 2021년 632억원(이익률 10.3%)으로 늘더니 2022년엔 2892억원(28.1%)으로 폭증했다. 올 1분기까지도 실적 경신이 이어졌다. 매출이 2475억원으로 전년동기(1973억원)보다 25.5% 늘었고, 영업이익은 684억원으로 전년 동기(266억원)보다 156.7% 증가했다.



넥스틸 역시 2020년 매출 2120억원에서 2022년 6684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억원(1.2%)에서 1813억원(27.1%)이 됐다. 올 1분기 매출도 2317억원으로 전년 동기(1523억원) 대비 52.1%, 영업이익은 776억원으로 전년 동기(371억원)보다 109.3% 증가했다.


그러다 휴스틸이 먼저 꺾인 실적을 공개했다. 넥스틸은 이달 21일 상장했기에 올 2분기 실적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상장사는 올 8월 14일이 2분기 분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이다. 넥스틸은 그 이후에 상장했다.


◆ 미국 쿼터 내 주요 사업자…현지법인이 악화 요인


그간 휴스틸 실적을 견인했던 것은 미국법인(Husteel USA. Inc.)이다. 유정관 등 강관 수출이 주력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매출(1조309억원)의 절반 수준인 5274억원을 미국법인이 벌어들였다. 글로벌 정세 변화에 기인한다.


미국은 2018년부터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글로벌 각국으로부터의 철강수입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수입할당제(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 연간으로 대미 수출쿼터가 103만톤이다. 이 시장(103만톤)을 그간 휴스틸과 넥스틸을 비롯해 세아제강과 하이스틸이 나눠 선점해왔다. 


이들은 강관 품귀현상(숏티지) 공동 수혜를 누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이 원인이다. 미국이 에너지전쟁에 대비해 자국내 원유 증산에 나섰는데 쿼터제 탓에 이에 필요한 강관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는 강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고 4개사가 수혜를 봤다. 


유정관의 경우 미국 내수가가 2022년 1분기 톤당 152만원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 465만원으로 올랐다. 작년 실적이 모두 좋았던 이유다. 그런데 올 들어 1분기 442만원, 2분기 406만원으로 낮아지면서 피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리고 휴스틸 실적악화는 미국법인 탓이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법인은 올 2분기 매출 94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225억원)에 비해 23% 줄어든 수치다. 미국법인 올 2분기 순이익도 168억원으로 전년 동기(393억원)보다 57.1% 감소했다.



넥스틸은 미국 의존도가 휴스틸보다 높다. 지난해 매출(6684억원)이 75%인 5013억원이 미주지역에서 발생했다. 넥스틸 실적이 주목되는 이유다. 다만 넥스틸은 유정관 경쟁력이 휴스틸보다 뛰어나 어느 정도 실적 방어를 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정관은 대미쿼터가 47만톤으로 전체(103만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송유관이 43만톤, 기타관이 13만톤이다. 넥스틸은 유정관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24.1%로 세아제강과 공동선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휴스틸은 유정관의 경우 4위권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넥스틸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공시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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