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기업공개(IPO) 착수하기에 전 이기동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 전체에 상당량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화끈한 보상책이란 평가다. 2조원대 밸류(기업가치)로 평가된 스톡옵션이다. IPO밸류는 3조~5조원대가 될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예상한다. 임직원들은 상장 한 이후 50~150%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이 IPO를 할 땐 없었던 행보라는 점도 주목된다. 업계에선 차기 그룹 총수인 정기선 사장이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임원진에 1만3510주, 우리사주조합에 50만주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스톡옵션 부여를 결정한 것은 지난해 4분기다. 먼저 10월 우리사주조합에 50만주를 부여했다. 행사가액은 주당 5만원이다. 이어 11월에는 임원진 4명에게 총 1만3510주를 줬다. 이기동 대표가 8500주로 가장 많고 윤병락 전무(영업부문장)와 김정혁 상무(경영지원부문장)는 각각 2000주, 김진권 임원은 1010주를 줬다. 임원진 행사가액도 5만원이다.



스톡옵션 부여 당시 전체 발행주식수가 400만주였다. 행사가액이 5만원이니 지분 100%의 가격을 2조원(400만주*5만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스톡옵션 부여 1년 전 재무적투자자(FI)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투자할 당시 평가된 밸류(1조7200억원)보다 소폭 높아진 수준이다. 1년 새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FI와 비슷한 수준의 차익실현 기회를 준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최근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 접수를 이달 16일 마감했고 내달 최종 주관사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 IPO밸류가 나오고 있다. 주관후보들이 3조~5조원대 밸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주식수가 현재와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예상주가를 단순 계산하면 3조원 밸류의 경우 주당 7만5000원, 5조원 밸류는 주당 12만5000원이 된다. 5만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수익률이 50%(주가 7만5000원)~150%(주가 12만5000원)가 된다.


이기동 대표는 수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이 예상된다. 스톡옵션 전량 행사시 매입에 총 4억2500만원이 드는데 주가가 7만5000원이 되면 주식가치는 6억3750만원, 평가차익은 2억1250만원 수준이 된다. 주가가 12만5000원이 되면 주식가치는 10억6250만원, 평가차익은 6억3750만원이다. 다만 경영진은 임기 내 주식을 팔기 힘들다.


본래 IPO를 하면 임직원들이 받는 혜택은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는 것이다. 전체 공모주식 가운데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딜에 대한 인기가 클 경우 상당한 혜택이 된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여기에 공모가보다 저렴한 스톡옵션까지 얹은 셈이다. 화끈한 보상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기선 사장 설립 주도, 현재까지 직접 관리


그룹의 중심축인 HD현대중공업은 2년전인 2021년 9월 상장했는데 당시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임직원들을 특별히 예우한 셈이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사진) 사장이 설립을 주도하고 현재까지 직접 관리하고 있는 회사다. 2018년 5월 기자간담회에서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부사장이 2014년부터 강력히 주장해 세운 회사"라며 "스스로 책임지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해 대표이사를 맡겼다"고 직접 증언했다.


그리고 정 사장은 HD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직을 2021년 11월까지 3년간 수행했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비등기임원인 경영지원부문 총괄사장직을 맡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에 HD현대글로벌서비스 IPO는 정 사장에게 의미가 큰 과제다. 스톡옵션으로 임직원들에게 실적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를 하도록 동기부여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자입장에서 봐야 할 것은 상장한 이후 스톡옵션 행사로 인해 주가가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회사는 신주를 발행해 줘야하고 이는 유통주식수 확대로 이어진다. 전체 스톡옵션 주식수(51만3510주)는 부여 당시 전체 발행주식수(400만주) 대비 1.28%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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