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으로 기관수요예측을 미루기로 했다. 일각에선 예상된 결과로 본다. 상식적으로 금융감독원이 수용하기 어려운 타이밍이었다는 평가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유사회사(피어그룹) 2분기 실적이 이미 공개된 시점에 기관수요예측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공모가 산정은 1분기 실적 기준으로 했다. 공모가에 최근 추세가 누락돼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선 정정으로 새로 반영한 2분기 실적을 주목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매출 역성장이 확인됐다.


◇7월 말 최초 신고서 제출, 피어 2분기 실적 확인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이달 18일 정정 증권신고서(이하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우선 기관수요예측 일정을 8월 17일~23일에서 9월 6~12일로 3주 가량 미뤘다. 발행사, 피어그룹 재무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 데이터를 2분기 기준으로 갱신한 것이 이번 정정의 핵심이다.


애초 금융감원 반려가 예상됐다는 평이다. 최근 지표 갱신이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발행사가 최초 증권신고서(이하 최초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7월 28일이다. 신고서에 효력이 발생하려면 15영업일이 지나야 하는데, 이 기간 피어그룹 실적 공개가 유력했다. 상장사는 매 분기 마지막 영업일로부터 45일 지나기 전에 사업(분‧반기)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2분기의 경우 마감일이 8월 15일까지다.


실제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피어그룹으로 선택한 케이사인과 파수, 아이퀘스트, 지니언스 등은 모두 이달 8월 11일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 산출의 핵심인 피어그룹 당기순이익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발행사 수요예측(8월 17일~23일) 직전에 바뀐 셈이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최초신고서 제출 시점(7월 28일)엔 피어그룹 2분기 현황이 없었기에 1분기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출했다. 피어그룹 적용 순이익이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년치였고 그 결과 적용 PER이 24.04배로 도출됐다. 같은 기간 발행사 적용 순이익은 66억원이었고 적용 PER(24.04배)를 곱한 밸류(기업가치)는 1604억원이었다.



이를 2분기 기준으로 바꿨는데 핵심 지표들엔 변화가 있었다. 적용 PER은 24.87배로 직전(24.04배)보다 소폭 높아졌고, 발행사 적용 순이익도 78억원으로 직전(66억원)보다 늘었다. 밸류 평가액도 1948억원으로 직전(1604억원) 대비 300억원이상 늘었다.


다만 공모가 희망밴드는 직전과 동일하게 맞췄는데 할인율을 손본 덕이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을 기존 26.69~38.91%에서 38.96%~49.14%로 상하단을 모두 크게 늘리면서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2만4000원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적용주식수(495만6526주)도 동일하다.


◇발행사 올 2분기 연속 역성장 확인


투자은행(IB)업계에선 발행사 의도에 주목하고 있다. 주관사(신영증권)와는 의견이 달랐을 것이란 관측이다.


IB관계자는 "발행사가 1분기 수치 기반인 증권신고서를 7월 말에 제출할 때 100% 정정요구를 받을 것으로 봤다"라며 "애매한 타이밍이라 7월 말부터 8월 초엔 아무도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관사도 이를 모르진 않았을 것이고 발행사가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이후로 이달 15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새로 제출한 발행사는 스팩을 제외하곤 없다. 이달 16일에 신성에스티가 신고서를 냈는데 이곳은 2분기 실적 기준으로 밸류를 산출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2분기 수치로 재무제표를 갱신하면서 매출 역성장이 확인됐다. 역성장은 공교롭게도 올 들어 보이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해까진 연간으로 3년 연속 성장을 했다. 매출이 2020년 211억원에서 2021년 326억원, 2022년 436억원으로 커졌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0억원, 43억원, 7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올 1분기 매출은 72억원으로 전년 동기(86억원) 대비 15.9% 줄었다. 이는 최초신고서를 냈을 때 이미 확인된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2분기 매출(67억원)까지 전년 동기(79억원)에 비해 15.1% 줄었다는 사실이 더해졌다. 추세가 확인됐다.


다만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라 상반기 실적만으로 연간 흐름을 예단할 수 없다. 지난해의 경우 4분기 매출(145억원)이 전체(436억원)의 33.34%를 차지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웹 표준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개발 플랫폼을 개발한다. 고객사 IT자금 집행이 연말에 보통 이뤄진다고 신고서에 기재했다.


그럼에도 과거엔 1~2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했기에 올해 추이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1분기 매출은 2020년 11억원에서 2021년 80억원으로 지난해(1분기 86억원)까진 매년 늘었다. 2분기도 2020년 48억원 2021년 50억원, 2022년 79억원으로 마찬가지다.


동종업체들 주가나 실적 등 분위기도 2분기들어 다소 둔화했다. 지표 갱신으로 적용 PER이 높아진 것은 피어그룹 주가가 개선된 영향이 아니다. 주가와 순이익 모두 줄었는데 순이익 감소폭이 더 큰 영향이었다.


피어그룹 4개사 기준주가는 최초보고서 때보다 모두 낮아졌다. 적용 순이익도 케이사인은 최초보고서 땐 53억원이었지만 정정보고서엔 49억원이 됐다. 이어 아이퀘스트는 26억원에서 14억원으로, 지니언스는 81억원에서 77억원으로 감소했다. 파수만 38억원으로 동일하다. 올 2분기 동종업체들도 수익성면에선 부진했다는 의미다.  



일정 강행을 오너(owner)의 구주매출과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발행사는 총 110만주를 공모하는데 신주모집이 90만주, 구주매출이 20만주다. 구주매출분은 전량 최대주주인 어세룡 대표가 보유한 주식이다. 어 대표는 올 1분기 말 기준 지분 62.16%(246만686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신고서 정정 배경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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