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 종합SI(시스템통합) 업체 LG CNS가 5조원대 밸류(기업가치)로 기업공개(IPO) 나선다.


무난한 몸값이라는 평이다. 국내 종합SI 1위DLS 삼성SDS가 현재 증시에서 받는 멀티플을 적용한 수준이다. FI 엑시트(자금회수)라는 구조적 약점이 있는 딜이라 밸류 욕심은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IPO서 2대주주인 맥쿼리PE가 구주매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신균 LG CNS 대표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오는 9월 코스피본부에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신청하기 위해 최근 주관사단과 서울 마곡 본사에서 활발한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 5조원대 밸류는 해당 미팅에서 조성된 눈높이다. 과거 예상밸류로 7조~10조원이 거론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밸류가 5조원이 되려면 최근 순이익 기준으로는 주가수익비율(PER)을 16.5배 정도 적용해야 한다. LG CNS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최근 12개월(LTM, Last Twelve Month)치 순이익이 3027억원이다. 5조원을 해당순이익(3027억원)으로 나눈 값이 16.5(PER)다.



LG CNS가 매년 실적이 좋아져왔기에 올 예상 순이익 기준 포워드PER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순이익이 2020년 1665억원에서 2021년 2349억원, 2022년 2650억원, 2023년엔 3324억원으로 커졌다. 최근 3년 연평균 순이익 증가율이 26%였다. 올해 증가율이 전년 대비 20%정도라고 가정하면 올 예상순이익은 4000억원이다. 5조원 밸류시 PER은 12.5배(5조/4000억원)가 된다.


결국 예상 멀티플은 12.5배~16.5배 수준이 된다. 이는 업계 1위 삼성SDS가 현재 증시에서 받는 PER과 유사하다. 삼성SDS는 이달 9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10조9025억원이고, LTM순이익은 7099억원으로 PER이 15.4배다. 더불어 네이버금융 컨센선스 기준 올 예상순이익(8191억원)을 대입한 포워드PER은 13.31배다. LG CNS(12.5~16.5배)와 삼성SDS(13.31~15.4배) 멀티플 밴드 상하단이 약 1배포인트 정도 차이다.


다른 경쟁사 PER은 상당히 높게 조성돼있다. 현대차그룹 SI업체인 현대오토에버는 이달 9일 시가총액(4조2672억원)과 LTM순이익(1346억원) 기준 PER이 31.7배다. 포스코그룹 SI 포스코DX는 이달 9일 시가총액(4조365억원)과 LTM순이익(922억원) 기준 PER이 43.78배다.



LG CNS 예상밸류(5조)가 무난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멀티플이 비경상적으로 높게 조성된 피어그룹을 대입했다면 나올 수 없는 밸류다.


일각에선 대규모 구주매출이 예정된 딜이라 밸류는 시장친화적으로 설계한 것이라 보고 있다. 공모주주 입장에선 회사로 공모자금이 전액 유입되는 신주모집 100% 구조가 가장 좋다. 공모자금이 회사 성장재원으로 쓰이는 것으로 지분가치에 긍정적인 공모구조다. 구주매출은 공모자금이 구주주에게 유입되는 것이라 비중이 클수록 딜 매력은 떨어진다.


LG CNS는 2020년 4월 최대주주인 (주)LG가 보유지분 100% 가운데 35%를 맥쿼리PE가 조성한 특수목적법인(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에 매각한 바 있다. FI 엑시트를 위해 의무적으로 IPO를 한다는 조건을 내건 투자유치 건이었다. 이 정도 대규모 투자는 구주매출이 불가피하다. 장내서 팔기엔 FI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구주매출을 하지 않으면 되레 오버행(매각대기물량 출회) 우려를 불러일으켜 발행사에 대한 투심을 더 악화시킨다.


올해 IPO 빅딜 중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이 대규모 구주매출을 수반했다. 전체 공모액이 7422억이었는데 절반인 3711억원 규모가 FI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구주매출 분이었다. KKR은 2021년 6월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38%를 매입했는데, 구주매출로 지분율이 상장 후 24.2%로 낮아졌다. 대규모 구주매출을 했음에도 남은 지분이 상당하다.


LG CNS 역시 FI 지분율(35%)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HD현대마린솔루션과 공모구조가 유사할 수 있다. 맥쿼리PE 역시 수천억원대 구주매출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공모주주들 반감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라 밸류라도 시장친화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맥커리PE 구주매출은 유력하다”고 말했다.


LG CNS 관계자는 "시장 상황 점검을 위해 주관사와 주기적 미팅을 하고 있다"며 "상장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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