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미디어는 수급도 공모주주에게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일 유통물량비중이 37%로 올해 나온 중대형딜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유통물량 절반이 구주주들 보유분이다. 최소 10년전부터 지분을 보유했던 기타주주들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들은 헐값에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는 주가에 부정적이다.


중장기적으로도 오버행(매각대기물량 출회) 우려가 더욱 가중된다. 박기석(사진)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가 5년전 관계사 아이스크림에듀를 상장 시킨 후 4년간 보유주식 290억원어치를 장내에서 매각한 바 있다.(관련기사) IPO를 주식자산 현금화 수단으로 활용했다. 임직원들에게 대규모 부여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역시 반년 뒤부터 수급에 악재로 작용한다.


◇ 유통물량 절반이 구주주몫…10년전 저렴히 산 물량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상장예정주식수 1306만3433주 가운데 37.48%인 489만6169주가 상장일부터 유통가능하다. 이는 올해 나온 공모액 600억원 이상 중대형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현대힘스(635억원 공모)는 유통물량비중이 22%였고, 삼현(600억원)은 18.38%, HD현대마린솔루션(7422억원)은 16.02%, 시프트업(4350억원)은 18.02%였다. 에이피알(947억원)이 36.85%로 높은 축에 속했는데 아이스크림미디어(37.48%)가 이를 소폭 웃돈다. 아이스크림미디어 공모액은 787억~988억원이다.


수급은 단기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으면 주가에 부정적이다. 유통가능물량 비중이 클수록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유통물량비중이 유사했던 에이피알은 상장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 부진했다. 올 2월 27일 공모가 25만원으로 상장했는데 한달 여가 지난 올 4월 11일 21만원대로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에이피알은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개척해낸 혁신기업이다. 올 IPO나선 발행사 중에서 실적은 가장 좋다는 평판을 들었다. 상장 초기 주가 부진은 그 만큼 수급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했다. 에이피알은 성장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를 많이 유치한 결과 오버행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상장일 유통가능한 물량 절반을 구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최소 6개월간 보호예수를 해야하는 최대주주측을 제하고도 기타 구주주들이 상당하다.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상장 후 기준으로 총 62.52%다. 나머지 37.48%가 전부 유통가능물량인데 공모주주(18.83%)와 기타 구주주(18.65%)가 양분하는 구조다.


공모주주만큼 상장일에 주식을 팔고자하는 기타 구주주들이 존재한다. 특히 기타 구주주들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지분을 보유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22년전인 2002년에 설립됐다. 감사보고서를 처음 공개한 2008년 8.33%였던 기타주주 지분비중이 6년 뒤인 2014년 말엔 20.72%로 높아졌다.



기타 구주주들이 최소 10년전부터 지분을 보유해왔다. 그 만큼 주식을 저렴한 값에 취득한 주주들로 추정된다. 참고로 2017년 초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가가 주당 3000원이었다. 이번 공모가 희망밴드(3만2000~4만200원)의 10~13분의 1에 그친다.


이 탓에 상장일에 기타구주주들은 공모주주들보다 차익실현에 나설 유인이 크다. 공모가를 하회하는 가격도 기타주주에겐 차익을 낼 수 있는 구간일 수 있다. 역시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 오너일가, IPO 지분현금화 수단으로…임직원 스톡옵션 비중도 5%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중장기 수급도 열위하다는 평이다. 에이피알의 경우 상장 후 FI 엑시트(자금회수)가 충분히 이뤄지자 주가가 실적에 맞춰 정상화됐다. 이달 26일 종가(27만5500원)는 공모가(25만원)를 10.2% 상회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반년 뒤 오버행 우려가 되레 가중된다. 오너일가가 보유주식을 장내에서 팔아 현금화시키는 일에 적극적이라는 것이 직전 관계사 IPO를 통해 드러났다.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최대주주(시공테크)가 동일한 아이스크림에듀(이하 에듀)에서 발생한 일이다.


에듀는 2019년 5월 상장했다. 당시도 최대주주측은 6개월 보호예수를 걸었는데, 보호예수가 끝나고 얼마 안 있어 매도행렬이 펼쳐졌다. 오너인 박기석 회장과 두 아들인 박대민 아이스크림에듀 의장, 박효민씨 등 일가와 친인척 7인이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년간 무려 45차례에 걸쳐 290억원어치를 팔았다. 45차례 모두 주가에 충격을 주는 방식인 장내매도였다.



일반적인 상장사는 최대주주측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도 주식을 거의 팔지 않는다. 주가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최대주주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되레 소규모라도 매집을 하는 경우는 많다. 반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에듀’ 사례로 인해 최대주주발 중장기 오버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임직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도 오버행 부담을 더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번 공모에서 우리사주조합(이하 우리사주)을 배제했다. 통상적으론 발행사가 공모주식의 20%를 우리사주에 우선배정한다.


스톡옵션을 워낙 많이 부여한 탓이다. 우선배정시 비중(20%)을 웃도는 수준이다. 2017년부터 올 3월까지 7차례에 걸쳐 총 96만5000주를 부여했다. 이중 퇴사로 24만5000주가 취소됐고 현재는 72만주만 남아 있다. 스톡옵션(72만주)규모가 이번 공모주식수(246만주)의 30%에 달한다. 상장예정주식(1306만3433주)와 비교하면 5.5%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사주는 보호예수 기간이 1년인 반면 스톡옵션 물량은 더 빨리 보통주로 전환돼 출회될 수 있다. 우선 상장일에 당장 스톡옵션 9만5000주가 출회될 수 있다. 상장예정주식수의 0.7% 수준 물량이다. 스톡옵션 중에서 의무보유기간이 설정되지 않은 물량이다.


상장 후 반년 뒤엔 앞선 9만5000주를 포함해 총 41만주가 장내 출회할 수 있다. 상장예정주식수의 3.1%에 해당한다. 의무보유기간을 6개월로 선정한 물량이다. 나머지 31만주는 2025년 3월 말 부터 스톡옵션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 오버행과 연관이 있다.


스톡옵션 행사가 역시 공모가를 크게 하회해 우리사주보다 오버행 강도가 더 클 수 있다. 스톡옵션 행사가는 △1차가 3000원 △2~3차는 5000원 △4차는 1만원 △5차 1만1000원 △6차 1만5000원 △7차 2만1000원이다. 올 3월 부여한 7차 스톡옵션 행사가(2만1000원)가 그나마 가장 비싼데, 공모가 희망밴드(3만2000원~4만200원)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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