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IPO본부가 쾌재를 부를만한 딜이 나왔다. 바로 변압기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산일전기다.


주관업무를 수행하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보고 1년 전 30억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했는데, 기관수요예측이 크게 흥행해 지분가치가 3배 이상으로 뛰었다. 평가차익만 60억원대에 이른다. 주관수수료까지 합하면 딜 하나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벌게 됐다.


산일전기는 이달 17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기관수요예측 결과와 확정 공모가를 공개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4000원~3만원, 공모액은 1824억~2280억원인 대어였다. 앞선 수요예측에서 총 2205개 기관이 참여했고, 신청물량 기준 경쟁률은 413.86대 1에 달했다. 대어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다.


질적으로도 훌륭했다. 기관들은 희망밴드 상단(3만원)을 초과한 구간에 무려 95.5%가 베팅됐다. 세부적으로 △4만원 이상이 5.68% △3만9000원~4만원 이하 24.37% △3만5000원~3만9000원 이하 63.51% △3만~3만5000원 이하가 1.93%였다. 공모가보다 20% 이상(3만6000원) 비싼가격을 희망한 기관들도 93%에 달했다.


의무보유확약도 대거 걸렸다. 전체 신청물량 가운데 42.4%가 확약 물량이다. 3개월 확약비중이 23.3%로 가장 컸고, 이어 1개월 14.6%, 6개월 3.4%, 15일 1.1% 순이었다. 산일전기 확약물량 비중(42.4%)은 앞선 빅딜 시프트업 확약물량(32.98%)을 10%포인트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빅딜 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산일전기는 일반주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박동석 대표의 경영방침에 따라 공모가를 시장수요보다는 낮춰잡았다. 확정공모가는 3만5000원으로 희망밴드 상단(3만원) 대비 16% 가량 높은 수치다. 산일전기 수요예측은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국면에서 진행된 터라 올 상반기 내내 지속된 ‘묻지마 베팅’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수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IPO본부(성주완 본부장)도 우수한 성과를 내게 됐다. 밸류(기업가치)가 낮았던 지난해 9월 프리IPO 투자를 한 덕이다. 당시 구주와 신주를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 투자했다. 주당 투자단가는 1만1348억원이었다.



확정된 공모가(3만5000원)가 프리IPO 주당투자단가(1만1348억원)의 3배에 이른다. 덕분에 미래에셋증권 프리IPO 지분(26만4300주)가치는 확정공모가 기준으로 92억5050만원으로 치솟았다. 원금(30억원)을 제한 평가차익이 62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샛증권이 올 상반기동안 6개IPO를 수행하며 받은 주관수수료(68억원)에 버금가는 금액을 딜 하나로 벌어들였다.


특히 산일전기는 펀더멘털이나 수요예측 결과로 볼 때 상장 후에도 투심이 이어질 수 있다. 올 들어 공모주시장 과열로 대다수 발행사들이 상장 후 반짝 주가가 폭등한 후 또 급락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반면 펀더멘털이 우수한 현대힘스와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 등은 높은 수익률(공모가 대비)을 유지하고 있다.


산일전기는 변압기 슈퍼사이클 지속으로 올 연간실적과 중장기 주가 전망도 밝다. 즉 미래에셋증권 지분 평가차익(62억원)은 최소치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지분(26만4300주)을 6개월간 의무보유해야해 반년 뒤에나 매각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관수수료도 올 들어 최대 금액을 받는다. 공모액(2553억원)의 2%인 51억원이 수수료다. 결과적으로 평가차익(62억원)까지 합산하면 산일전기 딜 하나로 최소 113억원 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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