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조만간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인수합병(M&A) 계획을 공유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SK그룹 경영진들이 올 6월 말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결의한 '밸류체인 정비'의 일환이다. SK에코플랜트는 공격적인 친환경 사업확장으로 재무상태가 부실해진 탓에 '알짜 계열사'를 붙여주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른 바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다. 이에 IPO(기업공개)를 위해 그간 FI와 논의하던 '프리IPO 밸류 하향'도 원점에서 재검토 할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달 중순 이후 FI들과 회동해 사업재조정과 관련한 M&A 계획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이 기점인 이유는 이사회 변화 때문이다. 이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형근(사진) 전 SK E&S 재무부문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올 5월 말 사임한 박경일 전 사장의 후임자다.


주요 FI 관계자는 “사업 재조정과 관련한 M&A 계획을 구체화하면 공유해준다고 연락은 받은 상황”이라며 “이달 15일 임시주총으로 김형근 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하고 난 이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그룹 경영진은 올 6월 28~29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올 상반기 동안 밸류체인 재정비를 위해 운영한 테스크포스(TF) 활동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그간 공격적 투자로 비대해진 재무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생존'을 위한 핵심경쟁력은 갖추자는 것이 골자다. 이후 계열사들은 각 이사회를 통해 경영전략회의서 결의한 사항을 실행해왔다.


그리고 SK에코플랜트는 회의 전후로 그룹 가스계열사들과의 합병설이 제기돼 왔다. SK(주)의 자회사들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SK트리켐 등이 인수대상이었다. 이들은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캡티브시장이 있어 현금창출력이 우수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2100억원, 영업이익은 2130억원 수준이다.


과중한 차입으로 손익구조가 훼손된 SK에코플랜트에 '알짜'회사를 붙이는 그림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매출 8조9250억원, 영업이익이 174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이자비용으로 3246억원을 쓰면서 당기순손실 336억원을 냈다.



다만 해당 합병설은 앞선 FI에 따르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내용이다. 핵심 이해관계자인 FI가 동의해야 ‘확정된 사안’이 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6월 4000억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RCPS, 94만주)와 같은 해 7월 6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133만3334주)를 발행한 바 있다. CPS와 RCPS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FI 지분율은 올 1분기 말 기준 24.36%가 된다.


연장선에서 FI들은 최근 발행사와 논의해왔던 RCPS 전환가 리픽싱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업침체와 신사업(친환경) 수익성 부진이 겹치며 밸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IPO가 가능한 환경이 됐다. 이에 RCPS 전환가를 하향조정해 약 4조2000억원이었던 프리IPO밸류를 낮추려고 했었다. 전환가를 조정하면 FI들은 대신 종전보다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그런데 '알짜' 회사들이 SK에코플랜트와 합병할 경우 밸류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잡아도 된다. 굳이 프리IPO밸류를 낮출 필요가 없는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합병 이벤트로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우선주 리픽싱은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