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확장한 신사업은 ▲폐배터리와 ▲그린수소 ▲기업형 폐기물 처리 ▲해상풍력 등이다. 이 중 ▲폐배터리와 ▲그린수소는 이견 없는 핵심동력이고, ▲기업형 폐기물 처리 사업은 수익성이 저조해 효율화를 고민해 볼만하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해상풍력은 '다목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지난해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를 인수하며 본격화한 사업인데 실적이 순항중이다. 기업공개(IPO)에서 이 사업은 기업가치(밸류)에 무난한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이 '무난함'을 현금으로 바꾸는 선택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익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8월 코스피 상장사인 SK오션플랜트 인수를 완료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신주 1462만9747주를 2925억원(주당 2만원)에 매입했고, 기존 대주주들이 보유한 구주 일부인 166만6666주를 500억원(주당 3만원)에 샀다. 그 결과 최종 보유주식수는 1629만6413주, 지분율은 31.52%가 돼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1168억원어치 전환사채(CB)도 매입했다. 이어 올 9월 1일 CB 전환권을 모두 행사해 596만556주를 추가로 확보, 올 3분기말 지분율은 37.6%(2225만6969주)가 됐다. 이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들인 자금은 결과적으로 4594억원이다.


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풍력사업 진출을 의미했다. 2008년 상장한 SK오션플랜트는 본래 주력이 후육강관제조였다. 후육강관은 두꺼운 철판을 구부려 만든 초대형 산업용파이프인데 SK오션플랜트가 국내 최초로 국산화를 시킨 곳이다. 이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상풍력 시설 하부구조물 시장에 진출해 아시아시장을 석권했다.


SK오션플랜트가 수출을 위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배로 옮기는 모습(자료:SK에코플랜트)


아시아에선 대만이 해상풍력 사업을 가장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대만에서 올 8월 기준 SK오션플랜트 점유율이 44%다. 매출도 해상풍력에서 대다수 나온다. 올 3분기까지 매출이 7146억원인데 플랜트(해상풍력)부문이 5417억원으로 75.8%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 경비함과 고속함, 호위함 등을 만드는 특수선(1304억원, 18.2%) 부문을 보조사업으로 두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SK에코플랜트에 편입된 이후 대형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무난한 실적개선을 이루고 있다. 2021년 5030억원이던 매출이 2022년 6918억원이 됐고, 올해는 3분기누적으로 7146억원을 기록해 전년 연간치(6918억원)를 넘어섰다. 수익성도 양호하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는 10.38%(719억원), 올 3분누적으론 9.1%(650억원)다.



SK에코플랜트 수익성에도 의미 있게 기여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올3분기누적 영업이익이 298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SK오션플랜트(650억원) 비중은 21.8%다. 향후 수년간의 전망도 밝다. 수주잔고를 넉넉히 쌓아둔 덕이다. SK에코플랜트측은 "해상풍력 사업에서만 2년치 수주물량을 채운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수주 이행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 고성에 세계 최대규모 풍력구조물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데 2022~2027년까지 투자비가 총 9500억원이다. 이에 자본적지출(CAPEX)규모가 2021년 981억원에서 지난해 1315억원, 올해는 3분기누적으로 1943억원으로 늘었다. 내년엔 더 커질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예상한다.


재무적 부담도 내재된 성장이다. 이에 의미있는 현금창출력 개선은 중기적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 IPO에 '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SK오션플랜트가 증시에서 받는 평가도 관측에 일조한다.


SK오션플랜트는 이달 2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1147억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022년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의 순이익(498억원) 기준으로는 22.4배, 올 3분기까지 순이익을 연환산한 금액(646억원) 기준으로는 17.5배다. 폐배터리 사업 멀티플보다는 크게 낮지만 IPO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폐배터리 종목(성일하이텍)은 현재 PER이 100배가 넘는다.


반대로 핵심사업(코어)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에도 무난하다.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오션플랜트 지분 가치는 이달 22일 종가 기준으로 4190억원이다. 인수가격(4594억원)에 비해선 낮다. 다만 M&A를 하면 경영권프리미엄으로 20% 가량을 할증할 수 있다. 20% 할증을 할 경우 지분가치는 5024억원이 된다. 원금보다 400억원 많은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SK오션플랜트는 밸류에 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으로 본다"며 "다만 차익을 남겨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코어사업을 위한 자금이 빠듯하다면 재원으로 활용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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