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일 주가폭등으로 시가총액(시총)이 7조원대로 형성됐다. 업계에선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 편입후보에 오르거나 편입될 경우 주가가 폭등하는 기업을 가르키는 패낳괴(패시브가 낳은 괴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5일 거래일 동안 평균 8조원 중반대 시총을 기록해야 편입대상이 될 수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일인 8일 종가 16만3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8만3400원)에 비해 96.52% 폭등하면서 시가총액 7조2853억을 기록하게 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이었다.


시초가가 다른 딜 대비 그리 높지 않게 형성돼 장 초반만해도 지수편입 기대감이 낮았던 상황이었다. 시초가는 11만9900원으로 공모가(8만3400원) 대비 43.8%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뒷심을 받으면서 큰 폭으로 상승 마감을 하게 됐고, 지수편입 기대감도 살아났다.


코스피200은 국내 각 산업군을 대표하는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다. 한국거래소가 일 년에 두 차례(6월, 12월)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시장과 산업을 대표하고 유동성(주식 거래량)이 풍부한 상위 200개 종목을 코스피200으로 선정해 발표(정기변경)한다.


신규상장기업의 경우 심사대상에 포함되기 위해선 상장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해야 하는데, 시가총액이 큰 기업은 특례편입(수시변경)을 노릴 수 있다. 상장일로부터 15매매거래일 동안 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상위 50위(우선주 종목 제외)에 들면 특례편입이 가능하다. 물론 해당 산업군을 대표하고 유동성도 풍부해야하는 등의 조건은 정기변경과 같다.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패시브 자금(시장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이 유입돼 통상 주가가 제고된다. 지난해 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수시변경으로 코스피200에 편입돼 주가가 폭등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3만6200원)으로 정한 곳이다. 그런데 2개월 뒤인 올 1월 주가가 24만원대로까지 치솟았다. 공모가의 6.6배 수준이 됐다. 지난해 12월 8일 코스피200 조기편입이 결정되면서 패시브 자금을 흡수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패낳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영향이 컸다.


에코프로머티 주가(사진:네이버금융)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일(8일)로부터 15거래일인 5월 29일까지 시가총액이 평균 8조원 중반대는 돼야 안정적으로 특례편입을 노릴 수 있다. 8일 종가 기준 코스피 50위(우선주 종목 제외)인 대한항공 시가총액이 8조272억원이고, 49위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8조2419억원이다. 변동성을 감안해 최소 이들 수준보다는 높아야 한다.



업계에선 공모에 참여한 해외기관 잔여물량이 상당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해외기관들이 상장 직전 보유한 공모주는 약 196만주로 전체 상장주식수의 4.4% 수준이었다. 해외기관들은 의무보유확약을 거의 걸지 않아 상장 직후 처분이 가능했다. 그리고 상장일 해외기관은 약 94만주를 매도했다. 아직도 100만주 가량이 남아있는데 상장일 종가기준으로 1600억원 상당의 물량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단시일내에 8조원대 중반 시총을 지속 유지해야 코스피200 특례편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상황"이라며 "금일 주가 상승은 국내기관 매수에 기반한 것인데, 향후에도 매수를 지속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유통물량비중이 9%로 크게 낮은 상황에서 외인 잔여물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장중 변동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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