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과열이 진정되는 것일까. 최근 상장한 기업들 상장일 수익률(공모가 대비)이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제일엠앤에스와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등이 상장일 시초가 수익률이 40~70%, 종가 수익률은 10~20% 수준이다. 직전딜들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시초가 기준 170%, 종가 기준 150%에 달했다.


3일 상장한 민테크는 시초가가 1만4900원으로 공모가(1만500원) 대비 41.9% 오른 가격으로 시작했다. 이날 종가는 1만2880원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22.7%였다. 하루전(2일) 상장한 디앤디파마텍도 과거 대비 수익률이 저조했다. 공모가가 3만3000원이었는데 상장일 시초가(4만9250원) 수익률은 49.2%, 종가(3만6500원) 수익률은 10.6%였다. 종가 수익률(10.6%)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직전인 4월 30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도 공모가 2만2000원으로 상장했는데, 그날 시초가(3만7700원) 수익률은 71.4%, 종가(2만7000원) 수익률은 22.7%였다. 제일엠엔에스를 기점으로 수익률이 둔화한 모습이다.


공모주 시장 과열단초 역할을 한 딜은 작년 12월 6일 상장한 케이엔에스였다. 상장일 종가가 가격제한폭(공모가의 4배)까지 올랐다. 이후로 제일엠앤에스 직전까지 총 19건의 상장(스팩 제외)이 있었는데 19건의 상장일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177.5%, 종가 평균 수익률은 153.9%에 달했다.



시초가 수익률이 세 건 연속으로 80%를 밑돈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추세적 둔화로 볼 수 있다. 올 2월 23일 상장한 이에이트가 시초가 수익률이 30.8%로 다른 딜 대비 크게 저조했지만, 같은 날 상장한 코셈이 162.5%를 기록해 당시엔 추세적 둔화로 보기 힘들었다.



업계에선 시장과열 부작용이 점차 확인된 결과로 보고 있다. 과열시기 상장한 19건 가운데 7건이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과열장의 가장 큰 문제는 펀더멘털이나 공모구조에 약점이 있는 기업들까지도 본질가치 대비 높은 가치로 상장한다는 것이다. 과열장 이후 19건 중 블루엠텍을 제외한 18건이 모두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대비 높여 잡았다.


이달 3일 종가 기준으로 손해율(공모가 대비)이 가장 큰 기업은 올 1월 29일 상장한 포스뱅크다. 공모가가 1만8000원인데 이달 3일 종가는 1만1820원으로 34.3% 하락해 있다. 포스뱅크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1만5000원)보다 20% 높인 곳이다. 이어 블루엠텍 손해율이 30.3%, 스튜디오삼익이 28.8%, 오상헬스케어 26.9%, 이에이트 18.4%, HB인벤스트먼트가 16.3%, 케이웨더가 13.4%였다.



시장과열이 그간 유지됐던 것은 상장 이후 고평가된 주식을 매수해주는 투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손해를 보기시작 했기 때문에 유지동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른 바 뒷심이 꺾이기 시작했다. 제일엠엔에스 등은 꺾인 뒷심이 상장일 투심으로 옮겨 붙은 결과일 수 있다.


시장수요예측 단계까지 과열현상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시초가 수익률이 여전히 40%대로 높기 때문에 기관들은 그간 행해온 '묻지마' 청약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정해지는 '상초' 행렬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한 기관투자자는 "시초가 레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여전히 수익률이 40%대로 높기 때문에 기관들이 '상초' 베팅을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오는 8일 상장예정인 올 상반기 최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올 들어 처음으로 '상초'를 중단한 케이스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으로 정했다. 대기업 계열사라 당장의 이익보단 평판을 택했다.


다만 해외기관이 상장일 대거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관에 전체 공모액의 55%(4082억원)를 배정했다. 기관배정액 중 해외기관 몫이 40%(1633억원)인데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은 물량이 대다수(99.9%)다. 상장일 유통물량비중은 약 10%인데 일반투자자와 해외기관 중심으로 매도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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