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에게 디앤디파마텍은 실익이 없는 주관딜이 될 전망이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투자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간 탓이다. IPO 밸류가 프리IPO 때 보다 크게 낮아져 적잖은 평가손실을 안게 됐다. 손실액이 주관보수로 받는 인수수수료보다 크다. 3년 여간 공을 들였지만 오히려 돈을 쓰며 일한 것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3년 전인 2021년 10월에 디앤디파마텍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6만937주를 취득했다. 해당 우선주는 지난해 4월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취득에 쓴 자금은 총 29억2500만원으로, 주당 취득액은 4만8000원이다.



그간 주관사(증권사)들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주관하고 있는 발행사에 프리IPO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해왔다. 프리IPO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100% 이상일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이른 바 꿩(주관보수)먹고 알(차익실현) 먹기다. 다만 IPO가 좌초될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내 투자한다.


한국투자증권도 2021년 3월 디앤디파마텍과 대표주관을 맺고 반년만에 프리IPO에 참여했다. 당시는 디앤디파마텍 에퀴티스토리가 매력적이었던 때다. 파킨슨병 치료제 NLY01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2상 시험계획(IND)을 받아냈다. 글로벌 최초 신약 판매허가에 도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오텍은 고위험‧고수익 시장이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해 2월 NLY01가 유효성입증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올 초 공모에 나설 땐 주요 파이프라인에서 NLY01를 제외하고 임상1상을 통과한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DD01)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밸류가 크게 낮아졌다. 프리IPO 당시엔 6600억원대였는데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으론 2200억~2700억원대가 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손실을 확정하게 됐다. 보유지분 가치는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으로 13억~15억원 수준이다. 여기서 투자원금(29억원)을 빼면 평가손실이 최소 13억원, 최대 15억원이 된다.


이는 주관보수보다도 큰 금액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액(공모액+주관사 의무인수분)의 3.5%를 보수(인수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그리고 인수금액은 249억~294억원 규모다. 요율에 따라 계산하면 수수료는 8억7241만~10억3103억원이 된다.



프리IPO 평가손실(13억~15억원)을 감안하면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으로 정해질 경우 한국투자증권 최종 손실은 약 7억원, 상단으로 정해지면 3억원으로 추산된다. 3년간 공들인 딜이 손해만 안겨주게 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아예 자금회수(엑시트)가 불투명해진 딜도 있었다. 대표주관을 맡은 선박기자재 회사 파나시아에 2019년 7월 3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파나시아가 2020년 9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해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파나시아는 이후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으로 현재까지 IPO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엑시트가 요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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