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이 공모 일정을 5월 초로 연기한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일정이 지연됐는데, 공교롭게도 연간 결산시기가 도래하면서 아예 일정을 크게 늦추기로 했다. 연간 실적까지 증권신고서에 반영한다.


특히 공모가 지연되면서 최대 변수로 지목됐던 마드리갈(Madrigal) 이슈를 해소하고 투자자들이 청약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공모주주들에게 유리한 국면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연간 감사보고서까지 증권신고서에 반영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감사보고서 제출 시점을 이달 25~26일로 잡고 있다.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갱신된 2023년말 수치를 기반으로 증권신고서를 재작성해야 한다. 더불어 정정된 내용을 다시 회계감사인으로부터 감사받아야 한다.



이 같은 일정을 감안하면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은 4월 중순 정도가 되고 기관수요예측은 5월 초에 진행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정정 요구로 한 차례 지연되면서 시기 상 연간 감사보고서까지 반영하는 일정을 택하게 됐다"며 "갱신된 연간 재무실적이 우수한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은 최초 증권신고서를 올 1월 17일에 제출했다. 기관수요예측 예정일은 올 2월 22~28일까지였다. 그런데 금감원이 올 2월 7일에 정정명령을 내리면서 모든 일정이 중단됐다. 결과적으로 공모일정이 애초 계획보다 2개월 이상 늦어진 셈이 됐다.


덕분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 최대 변수가 해소된 상태에서 기관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이 진행된다. 변수는 디앤디파마텍의 경쟁사이자 미국 바이오텍인 마드리갈(Madrigal)의 신약 판매허가였다. 양사는 모두 핵심 파이프라인이 비알콜성지방간염(MASH) 치료제다. 디앤디파마텍은 임상2상(제품명 DD01)을 준비 중이고, 마드리갈은 3상을 넘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NDA(신약허가신청)을 신청해 최종 결과발표를 앞두고 있다.


마드리갈이 NDA 승인을 받으면 세계 최초로 MASH치료제가 탄생하는 것이 된다. MASH는 전세계 환자수가 4억4000만명에 이르지만 치료제가 없었다. 이른 바 마드리갈 NDA 결과발표가 업계에선 대형 이벤트가 된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전 세계 MASH 치료제 시장이 2026년 253억달러(약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마드리갈이 판매허가를 받을 경우 디앤디파마텍 몸값도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경험적으로 최초 판매허가 제품이 나오면 경쟁사들 주가가 상승했었다. 일종의 테마주가 형성돼 투심을 얻는다. 반대로 마드리갈이 실패하면 디앤디파마텍에 대한 투심도 약화할 수 있다.


그리고 마드리갈 결과발표 예정일이 이달 14일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직전 공모일정(2월22일~28일)상으론 이미 청약을 마무리한 뒤 빅이벤트 결과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공모주 수익률이 모아니면 도가 될 수 있는 딜로 평가됐다. 마드리갈이 승인을 받으면 디앤디파마텍도 상장 후 주가가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고, 반대의 경우 외면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디앤디파마텍 공모일정이 두 달 이상 늦어진 덕에 마드리갈 결과를 확인하고 동종업계 분위기(주가)까지 감지한 후 청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불확실성이 제거돼 기관수요예측에서 보다 합리적인 공모가 산출이 가능하게 됐다는 평가다.


앞선 관계자는 "국내외 바이오텍 업계에선 마드리갈 NDA 승인을 확실시 하고 있다"며 "승인이 나면 디앤디파마텍 공모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