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글로벌서비스 기업공개(IPO) 주관사 자리를 두고 대형 콘테스트가 벌어지고 있다. 알려진 국내 8개 증권사 외에도 5개 외국계 증권사를 초청했다. 덕분에 발행사는 다양한 인싸이트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규모 컨실팅 효과...밸류, 에퀴티스토리가 승부처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 16일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는데 초청(입찰제안요청서, RFP) 받은 증권사가 총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사는 알려졌다. 빅5인 NH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을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이다.


외국계도 골드만삭스와 BoA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UBS 등이 초대 받았다. 다량의 빅딜 수임으로 과부하가 있는 일부 하우스를 제외하곤 대다수 제안서도 낸 것으로 파악된다. 


발행사는 RFP를 통해 기본인 기업가치(밸류에이션)뿐만 아니라 경쟁 IPO 현황, 모회사(HD현대) 주주가치 제고방안, 사명변경 방안 등 다양한 전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실력파 10여곳 투자은행(IB)이 이에 대한 자문(컨설팅)을 해주는 셈이다.


핵심인 밸류에 대해선 국내 증권사들은 3조~5조원 사이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2년 전인 2021년 6월 재무적투자자(FI)인 KKR을 유치할 때 평가받은 밸류 1조72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발행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3337억원에 영업이익 1419억원, 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1049억원) 기준으론 주가수익비율(PER)이 3조원 밸류의 경우 28.6배, 5조원 밸류는 47.7배로 평가되고 있다. 올 순이익이 더 커지면 PER은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


IPO가 KKR 엑시트(자금회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과 이를 뒷받침할 에퀴티스토리(equity story)가 주관경쟁을 가를 승부처로 평가되고 있다. 관련해 발행사는 영문버전 입찰제안서를 별도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트렉레코드 없는 UBS가 유력 후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하우스는 UBS다. 최근 수년 새 IPO대표주관 이력(트랙레코드)이 전무하지만 초청 받았다. 또 다른 글로벌IB 크레디트스위스(CS)와 연관이 있다. 2020년 유동성 잔치가 벌어지면서 다수의 빅딜이 등장했고, 외국계증권사들은 대다수 주관 대열에 합류해 해외기관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CS)가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CS가 올 초 전 세계 금리인상 여파로 파산위기에 처했고 UBS가 CS를 인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CS 국내 IB조직도 UBS로 흡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CS에서 IPO업무를 총괄하던 핵심 인재 최혜령 상무가 UBS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최 상무는 굵직한 국내 딜 다수에 기여한 이력이 있다. '빅딜 퍼레이드'가 펼쳐졌던 2021년 SK아이이테크놀로지(공동주관), 카카오뱅크(대표주관), 크래프톤(공동주관)을 CS가 주관했는데 최 상무가 모두 실무책임자였다.


HD현대그룹과도 인연이 있다. 현대중공업 IPO에서도 CS가 대표주관사였고 최 상무가 실무를 맡았다. 현대중공업은 공모액이 1조800억원인 빅딜이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HD현대그룹 평판을 높인 딜로 평가된다. UBS가 초청 받은 배경이다. 이에 일각에선 UBS가 트렉레코드가 없음에도  주관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IB 업계에선 발행사가 이달 말께 숏리스트(우선협상대상자)를 추려 주관경쟁 본게임인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르면 내달 주관사단이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CS 3곳으로 선정했다. 공동주관사는 KB증권과 하나증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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