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Filler) 제조사 코루파마(korupharma)가 기업공개(IPO) 닻을 올린다. 이색적인 성장 스토리와 뛰어난 실적으로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가 외국인 청년이다. 한국서 수학을 하다 K-뷰티 매력에 빠져 창업에 도전했고 7년 만에 수출 강소기업으로 키워냈다. 최근 5년 매출 성장률이 350%에 이른다. 영업이익률도 20%에 가깝게 끌어올렸다.


◇작년 매출증가율 50%, 여전한 고성장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루파마는 이달 말에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심사 소요시간(2개월)을 고려하면 11월께 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


코루파마는 2016년 로만 베르니두브(Roman Vernidub, 사진) 대표가 설립했다. 얼굴과 몸, 헤어용 필러 주사제를 제조한다. 필러는 피부와 유사한 물질을 주사기로 피부 밑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처진 피부나 함몰된 얼굴을 채워주는 효과가 있어 미용목적으로 사용한다.



로만 대표는 러시아 국적의 우크라이나인이다. 2006년 러시아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다 경북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졸업까지 했다. 이어 서강대 국제대학원(석사·박사)에서 수학을 하며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한류와 K-뷰티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함께 공부했던 필러 주사제 연구원 출신 동료와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설립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노려 지금까지 매출의 100%가 수출로 발생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카자흐스탄를 시작으로 지금은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80여개국으로 판로를 넓혔다. 매출이 매년 고공성장했다.


설립 2년 만인 2018년 56억원을 기록했고 또 다시 2년 뒤에는 145억원, 그리고 지난해는 260억원이 됐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50.2%다. 특히 2022년 매출증가율이 49.5%다. 최근까지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도 돋보인다. 창업 초기부터 흑자를 냈는데 최근엔 수익률까지 제고했다. 2018~2019년 영업이익률은 5%대였지만 이후론 두 자릿수가 됐다. 2020년 20.5%, 2021년 16.8%, 지난해 18.5%다.


최근 공장을 신설한 것으로 보면 미래 성장에도 자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동춘천 상업단지 소재 땅 2500평을 매입했고, 지난해 춘천 제1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일부 구주매출 예상…건전한 재무, 공모자금 '성장'에


성장과정에서 외부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3분기 진행한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지노바인베스트먼트가 4개 펀드를 활용해 약 60억원을 들여 참여했다. 프리IPO 기업가치(밸류)는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노바인베스트먼트 전체 지분율은 24.12%로 2대주주 지위다.


최대주주는 로만 대표로 61.51%를 보유하고 있고, 다른 경영진 중에선 박현 사내이사가 12.57%를 들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은 공모과정에서 구주매출로 자금회수(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


회사가 흑자를 이어온 데다 FI투자도 받았기에 재무상태는 튼튼하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51억원, 자본총계는 175억원이다. 부채비율이 29%에 그친다.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인 차입금은 18억원 수준이다. 신주모집분이 온전히 회사 성장에 쓰일 수 있는 구조다.


IPO 밸류에 참고할 동종 상장사는 현재 증시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매출 규모로는 코스닥에 상장한 제테마가 코루파마와 유사하다. 제테마는 지난해 매출 459억원에 영업이익 40억원, 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코루파마보다 오히려 순이익이 낮은데 이달 10일 기준 시가총액은 412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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