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은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분기(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주가가 급락하는 ‘어닝쇼크’를 겪고 있다.(관련기사)


해당 분기 임직원들은 성과급을 대거 부여받았다. 인당 평균급여가 올 상반기에만 8600만원에 이른다. 서브컬쳐게임인 니케 제작팀에 퍼포먼스 인센티브를 지급한 영향인데, 상반기 니케 매출은 되레 전년보다 줄었다.


적잖은 임직원들은 상장으로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공모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맞바꿀 수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량 부여받았다. 지분율로는 6%대 물량이고, 인당 평가차익은 20억원에 이른다.


◇ 2분기 인당 55만원 지급, 공모주주는 어닝쇼크 충격


IR자료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올 2분기 영업비용이 201억원으로 평시대비 크게 늘었다. 전기(1분기) 114억원에 비해선 75.46%, 전년동기(2023년2분기) 91억원에 비해선 119.4% 증가했다. 영업비용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건비 영향이다.


시프트업 영업비용 및 인건비(사진:IR자료)


인건비는 올 2분기 171억원으로 전기(91억원)에 비해선 87.4%, 전년동기(66억원) 대비론 158.9% 폭증했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 2분기는 85.1%로 전년동기(72.1%)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올 2분기말 임직원수가 309명임을 감안하면 인당 급여로 2분기에만 평균 5533만원을 지불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인당 평균급여가 8615만원이다. 연간으로는 억단위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인건비 상승에 대해 “니케 퍼포먼스 인센티브 지급 영향”이라고 기재했다.


게임개발사에게 핵심 비용은 인건비로 영업이익률을 결정짓는다. 게임사업은 크게 타사나 자사게임을 라이브 서비스하거나 마케팅, 배급하는 ‘퍼블리싱’과 생산과 개발만 하는 ‘게임개발’ 구분된다.


퍼블리셔는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발생한 매출총액을 매출로 인식하고, 플랫폼(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수수료나 마케팅 비용 등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한다. 반면 게임 개발사는 퍼블리셔로부터 정산받는 순액만을 회사 매출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게임흥행시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인다.


시프트업은 게임개발사로 영업이익률이 60~70%에 달한다. 더불어 인건비가 영업이익률에 최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특히 올해는 4월 신작인 스텔라블레이드 글로벌 출시했기에 영업이익 제고가 기대됐다. 그런데 기대보다는 영업이익이 덜 늘었다. 인건비에 기인한 영업비용 증가 때문이다.


올 2분기 매출은 652억원, 영업이익은 451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394억원)은 65.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302억원)은 4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76.8%에서 올 2분기 69.2%로 7.6%포인트 하락했다.



물론 성과급은 임직원 사기를 진작시키고 우수인재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다만 타이밍이 아쉬웠다는 평가다. 시프트업이 33배에 이르는 PER을 밸류에 적용한 것은 신작 스텔라블레이드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한다.


그리고 스텔라블레이드 효과가 실적에 처음 녹아든 것이 올 2분기였다. 그런데 올 2분기 실적발표로 스텔라블레이드 최근 월(6월) 매출이 38억원에 그쳤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상장 전에는 신작이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재는 500억원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실적발표 후 이틀 동안 주가가 19%나 급락했다.



결과적으로 같은 실적(2분기)으로 공모주주들은 어닝쇼크 충격을 받고,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졌다.


성과급을 지급하기엔 니케 실적이 애매했던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니케 매출은 올 2분기 384억원으로 전년 동기(371억원)에 비해 3.5%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상유지 수준이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역성장이다. 올 상반기 니케 매출은 749억원으로 전년 동기(797억원)보다 6.1% 감소했다.


시프트업은 2022년 말 출시한 니케가 시장안착에 성공해 상장까지 이룰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실적이 발생한 지난해는 니케팀에 풍성한 성과급을 지급할만했다. 반면 올해는 공모주주 입장에선 현상유지를 넘어 성장을 달성해야 성과급이 합당하다고 느낄 수 있다. PER 33배로 공모주를 샀기 때문이다.



◇ 스톡옵션 130명에 400만여주 부여…인당 평가차익 20억


임직원들은 상장으로 이미 상당한 보상을 받았다. 대량으로 스톡옵션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시프트업은 스톡옵션을 6년전인 2016년부터 올 1월까지 총 17회에 걸쳐 부여했다. 총 130명이 498만6630주를 받았다. 이중 265만5630주가 행사됐고, 퇴사나 이직 등으로 94만5000주가 취소됐다. 이에 남은 미행사수량은 138만6000주다.



결과적으로 스톡옵션으로 보유하게 될 임직원들 주식은 행사물량(265만5630주)과 미행사물량(138만6000주)를 합해 총 404만1630주에 달한다. 현 상장주식수(5833만4720주)의 6.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분가치는 폭락 이후인 이달 21일 종가기준(6만6000원)으로도 2667억원에 달한다.


특히 스톡옵션 전환가액은 공모가와 비교하면 헐값이라 평가차익이 막대하다. 주당 행사가격이 최소 200원에서 최대 2000원에 그친다. 행사물량(265만5630주) 평균 주당 행사가는 283만원, 미행사물량(138만6000주) 평균 주당 행사가는 347원이다. 공모가(6만원)의 200분의 1수준이다.



이에 전체 취득가가 행사물량은 7억5158만원, 미행사물량은 4억8120원으로 약 12억원에 그친다. 현 지분가치 대비 평가차익이 2655억원에 달한다. 인당(130명) 평균 평가차익은 약 20억원이다. 주식유통을 할 수 있는 '상장'이 곧 임직원 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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