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쓰리아이가 기관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교롭게도 기관수요예측 마지막날이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검은 월요일’이었다.


지난주까지만해도 공모가를 상초(희망밴드 상단을 초과) 가격으로 무리 없이 정할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최종현황은 ‘상단’가로 정해도 잡음이 나올 수 있는 수준이다. 수요예측 마지막날 신청물량이 썰물 빠지듯 취소돼버린 탓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쓰리아이는 이날 오후까지 공모가를 확정하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 전일(5일) 마무리한 수요예측 결과가 돌발악재(검은 월요일)로 예상치 못하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5일 오후 4시까지만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200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었고, 가격도 공모가 희망밴드보다 20% 비싼 구간에 대다수 베팅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마감(오후 5시)까지 약 한 시간 만에 급격히 많은 물량이 취소됐다.


그 결과 보수적으로 베팅한 기관들만 다수 남았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청물량기준으로는 약 70%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구간에 베팅했다”며 “다만 참여기관수 기준으로는 밴드 하단 내외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공모가를 확정짓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는 배경이다. 신청물량 기준으로는 ‘상단’으로 정해도 무방하지만, 기관수로보면 하단을 원하는 기관이 더 많다. 업계에선 오는 7일 증시 분위기를 반영해 공모가를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은 월요일이었던 5일엔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8.77%, 코스닥지수 역시 11.3% 하락 마감했다. 반면 6일엔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 코스닥지수는 6.02% 상승마감했다. 확정 공모가 발표일인 7일에도 증시 반등세가 이어지면 케이쓰리아이가 공모가를 ‘상단’으로 정해도 부담이 덜 할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상단'가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쓰리아이와 같은 시기 수요예측을 치른 전진건설로봇은 검은 수요일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공모액이 427억~483억원인 중형딜이었는데 참여기관수는 2000곳이 넘었고 신청물량 기준 경쟁률도 900대 1에 가까웠다. 상초 베팅 비중도 80% 후반대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최근 공모주 시장 냉각으로 옥석가리기가 시작되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펀더멘털과 시장친화적 밸류, 우수한 수급 등을 갖춘 안전한 공모주가 과거 대비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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