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미디어는 공모가 한 차례 지연되면서 성장 정체에 대한 리스크가 드러났다.


최근 가결산 실적을 증권신고서에 추가했는데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이 0%대에 그친다. 그리고 검정교과서를 주력으로 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상반기와 하반기 매출이 유사한 특징이 있다.


즉 올 연간으로도 성장이 멈출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약점이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로 높게 적용해 기업가치(밸류)를 산출한 발행사다. 단기실적과 중장기 전망이 모두 좋아야 받을 수 있는 멀티플인데 단기실적부터 의문부호가 달렸다.


아이스크림미디어 교과서 소개화면(사진:홈페이지)


◇ 상반기 매출 609억원, 0.8% 증가 그쳐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최근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올 6월 가결산 실적을 추가로 기재했다. 이에 올 2분기와 상반기 실적이 새롭게 취합됐다. 올 2분기 매출은 483억원, 영업이익은 186억원이고, 올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604억원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현황은 전년 동기 실적을 기재하지 않아 변동추이를 알 수 없다. 다만 ‘투자위험요소’ 항목에 별도로 기재한 2019~2023년 분기별 매출현황이 있다. 이 현황과 비교하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 상반기 내내 매출이 정체했다.


올 1분기 매출(125억원)은 전년 동기(125억원) 대비 2.76% 감소했다. 올 2분기매출(483억원)은 전년 동기(475억원)에 비해 1.8%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이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604억원) 대비 0.83% 증가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성장성을 주요 에퀴티스토리로 내세운 곳이라 눈여겨봐야 할 지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온라인 교육자료 플랫폼 '아이스크림S'를 기반으로 성장한 곳이다. 2023년 기준 전국 12만5803개의 학급 중 약 93%가 아이스크림S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스크림S'가 집객역할을 하고 유관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구조다. △'아이스크림S'와 연동한 검정교과서와 △학교 맞춤형 교육상품 전문 쇼핑몰(커머스)이 핵심 캐시카우다. 지난해 매출(1231억원) 가운데 교과서가 55%(684억원), 커머스가 34.9%(42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책임지는 사업은 2021년 말 진출한 검정교과서사업이다. 교과서는 초등학교 3~4학년 수학과 사회, 과학 등 3개과목 검정에 통과해 공급하고 있다. 검정교과서 시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교과서 검정심사를 통과한 업체만 납품할 수 있다. 이후엔 개별 학교에서 교사들에 의해 선정된다.


검정 교과서사업은 아이스크림S와 연계한 교과서라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교사 채택율이 높아 단기에 시장에 정착했고 우수한 수익성까지 확보했다. 교과서 매출은 2022년 498억원에서 2023년 684억원으로 37.3% 늘었다. 같은 기간 연간매출 증가율(18.2%)임을 감안하면 교과서가 성장을 견인한 사업부다. 교과서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67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340억원)의108%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교과서사업 진출 3년만인 올해 피크아웃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작년 분기별 매출로 보면 올 하반기도 비슷한 흐름(정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초등학교는 교과서를 1학기와 2학기로 1년에 두 번 구매한다. 이에 교과서매출이 2분기와 4분기에 쏠리는 경향이 있고 매출비중도 유사하다.


즉 상반기와 하반기 매출이 비슷하게 나온다. 지난해 아이스크림미디어 매출비중은 2분기가 38.63%로 4분기(38.14%)와 유사했고, 작년 상반기 매출비중도 49.11%로 하반기(50.89%)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 연간으로 매출 정체가 예상되는 이유다.


◇ '2022 개정 교육과정'용 매출 내년부터 반영


주력인 교과서사업에서 신규매출이 최소 내년 초까지는 나올 구석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중장기 성장동력도 교과서에서 찾고 있다. 우선은 ‘2022 개정 교육과정’도입에 맞춘 취급 교과서 확대다.


교육과정이 바뀌면 교과서도 이에 맞춰 개편을 해야 한다. 즉 대대적인 검정심사가 수반되고 교과서 공급자도 새롭게 재편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3~4학년용 기존 공급과목(수학·과학·사회) 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 체육, 영어 과목 공급까지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해당 7개 과목에 대한 심사본을 제출했다. 이달 30일에 7개과목에 대한 최종합격공고가 나온다. 합격을 할 경우 교사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시기간을 거쳐 올 10월말 학교별 선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검정통과와 학교선정이 된다 해도 공급은 2025년 2월부터 시작하는 일정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교과서사업에서 올 연말까지 신규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물론 이달 말 ‘2022 개정 교육과정’용 검정심사 발표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존 과목수(3개) 이상을 공급하게 되면 올해 실적은 정체국면이어도 내년은 다시 성장세로 전환할 수 있다. 통과 과목수가 많아지면 AI교과서 시장경쟁에서도 유리한 국면에 설 수 있다. 교사들이 익숙한 기업 AI교과서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기관투자자는 아이스크림미디어가 ‘2022 개정 교육과정’용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AI디지털 교과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다고 가정해도 현재 멀티플(약 21배)은 비싸다고 보고 있다.


학령인구감소라는 구조적 악재가 단계별 성장요인을 상쇄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교과서시장은 학령인구와 직결된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2022 개정 교육과정’용에서 과목수를 확대하지 못하는 것이 최악의 경우다. 올해 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도 불투명해진다.


(자료:통계청)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향후 5년간 매년 학령인구가 6%씩 줄어들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론 AI교과서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긍정요인을 상당히 상쇄할 것”이라며 “아이스크림미디어가 모든 성장기회를 잡는다해도 21배 PER이 부담스러운 이유”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에 올 상반기 성장정체 이유와 하반기 전망에 대해 질의하려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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