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바이오는 이달 13일 종가가 6030원이다. 2년 전 상장할 때 공모가(1만8000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 됐다. ▲심태진 대표의 사익추구 행위와 ▲영업이익 적자 전환 ▲실적 악화에도 행하지 않은 소통(IR) 등 다양한 요인이 결부된 결과다.


그리고 프롬바이오는 지난달 말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경영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소망인 '기업가치(주가) 제고'를 약속했다. 그런데 입장문을 낸 당일 심 대표의 형제들은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공시로 뒤늦게 밝혀진 사실이다. 일각에선 입장문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프롬바이오는 지난달 23일 경영쇄신안을 담은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간의 실책을 인정하고 '쇄신'에 나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이날 심 대표의 특수관계자이자 친동생들은 장내에서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특히 한 명은 프롬바이오 전무로 올 초까지 근무한 심태권씨였다.


태권씨는 23일 8만946주를 4억8600만원에 장내에서 팔았다. 또 다른 동생 심태용씨도 같은 날 1억1157만원 어치(1만2059주)를 장내매도했다. 태용씨는 다음날인 24일에도 7200만원 어치(1만2059주)를 팔았다.



사실 입장문 발표전인 10월부터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두 형제가 한 달 새 판 물량은 총 24만4307주로 전체 상장주식수의 1.7%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15억원 상당이다.


통상 특수관계자의 주식 매도는 부정적인 시그널로 읽힌다. 특수관계자는 말 그대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회사 정보를 보다 더 잘 알 것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이들이 매도하면 주가가 고점이라는 불안감을 형성한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을 고려해 매도 타이밍을 신중히 잡아야 한다.


물론 재산권 행사는 자유기 때문에 그 자체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회사가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고 밝힌 날까지 주식매도를 이어갔다. 도의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넘어 회사가 밝힌 경영쇄신안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최대주주인 심 대표가 특수관계자 통제를 못했거나 하지 않았다.


2023년 11월 23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프롬바이오 입장문


진정성에 대한 지적은 경영쇄신안을 공시가 아닌 홈페이지를 통해 밝힐 때에도 나왔다. 홈페이지를 일부러 찾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는 관리자가 회사라 수정과 삭제도 자유롭다. 반면 공시는 주주라면 한번씩 확인해 보는 내용이다. 더불어 삭제가 불가능하고 수정을 하면 수정내역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한 기타주주 관계자는 "형제들이 입장문을 낸 날까지 주식을 판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가족 간 합의가 안 된 것이겠지만 이는 내부사정이고, 외부에서 봤을 땐 최대주주 측이 책임감이 없다고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형제들이 주식을 처분해야 할 사정이 있다면 보다 매끄러운 방안을 택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형제들 주식을 장외에서 심 대표가 매수하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뿐더러 '책임 경영'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이 된다. 입장문에서 내놓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방안이다.


앞선 관계자는 "쇄신안을 내놓고 어떤 방법으로 실행시켜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쇄신안의 한 내용인 '최대주주 보호예수' 같은 경우도 당장 공시로 못 밖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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