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로 6년째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는데 누적 소각규모가 900억원이 넘는다. 그리고 이번엔 역대 최대 규모로 자사주 재매입에 나선다. 주주환원 강도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한미반도체는 공시를 통해 500억 원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2024년 10월 23일까지로 약 반년간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다. 계약체결기관은 삼성증권이다.


이번 계약금액(500억원)은 사상 최대치다. 직전인 올 1월 계약 땐 200억원, 작년 10월엔 3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실적에 자신감이 붙고 있어 통 큰 주주환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과거부터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곽동신 부회장(사진)이 주주환원에 진심이었다.


한미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게임체인저 HBM(High Bandwidth Memory) 제조장비인 TC본더 시장에서 글로벌 1위로 평가된다. 12개 고객사에 TC본더를 공급하고 있는데, 연간 264대(월 22대) 생산이 가능하다. 최근엔 6번째 공장 확충에 따라 200억 원 규모의 핵심부품 가공 생산설비 추가 발주를 했다.


내년부터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 420대(월 35대) TC 본더 생산을 하게된다. 이에 증권가에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 컨센서스(최근 3개월 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올 예상 매출은 5901억원원, 영업이익은 2270억원에 이른다. 2023년에 비해 매출(1590억원)은 3배, 영업이익(346억원)은 7배 이상 폭증하는 수치다.


자사주 매입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배경이다. 자사주는 매입만으로도 주주가치 제고효과가 있다. 상법상 취득 이후 일정 기간 매각이 제한(취득결과보고서 제출 후 6개월)되기 때문에 유통주식수가 감소한다. 시가총액은 그대로인데 유통주식수가 줄면 주당 가치가 높아진다.


한미반도체는 자사주를 매입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소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소각'까지 진행해야 진정한 주주환원이다. 유통주식수가 아니라 발행주식수 자체가 줄어든다. 주당가치가 영구적으로 높아진다. 한미반도체는 2018년 8월 361억원 규모 소각을 시작으로 2020년 399억원, 2021년 3월 165억원, 2022년 199억원, 올 4월 200억원까지 누적 926억원 어치를 소각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은 주주가치 제고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한미반도체 미래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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