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경하이테크가 올 2분기를 사상 최대 매출로 장식했다.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 폴더블폰용 특수필름을 단독공급하고 있는 ‘우월적 시장지위’가 만들어 낸 결과다.


현재 뿐 아니라 미래도 밝다는 것이 포인트다. 프리미엄 시장강자인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진입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디스플레이를 주로 공급받고 있고, 세경하이테크 최대 고객사가 삼성디스플레이다. 애플 폴더블폰 공급망에 세경하이테크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 세스멧의 2차전지 사업도 폭발적인 성장잠재력이 있다. 글로벌 유명 배터리셀 제조사와 함께 배터리화재 가능성을 낮추는 단열화학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내로 양산 테스트 통과가 예상될 정도로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


◇ 폴더블이 성장 주도...상반기 광학부문 매출비중 44%


세경하이테크가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001억원, 영업이익은 129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679억원)은 47.5%, 영업이익(57억원)은 127.4% 폭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8.4%에서 12.9%로 4.5%포인트 상승했다.



외형에 수익성을 겸비한 호실적인데, 특히 매출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다. 모든 분기를 통틀어도 두 번째로 높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은 상장해인 2019년 1분기 기록한 1025억원이었다. 이후론 분기 매출이 1000억원을 넘은 적이 없었다.


덕분에 올 연간실적도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만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726억원, 영업이익은 228억원이다. 전년 상반기에 비해 매출(1274억원)은 35.5%, 영업이익(103억원)은 121.8%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연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해다. 매출이 3045억원, 영업이익은 362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설립 이래 최대치였다. 올 하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수준만되도 연간으론 무난히 최대치를 갱신할 수 있다.



1등공신은 폴더블용 보호필름을 만드는 광학필름부문이었다. 올 상반기 매출이 762억원으로, 전년동기(469억원) 대비 62.3%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6.8%에서 44.1%로 상승했다. 이외 올 상반기 데코필름 부문은 매출 694억원(비중 40.2%), 사출필름부문은 261억원(비중 15.1%)을 기록했다.



◇ 애플도 2026년 폴더블, 세경하이테크 합류 유력


폴더블사업 호조가 반가운 이유는 미래 성장모멘텀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세경하이테크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초박형강화유리(UTG)를 보호하는 광학필름을 만들고 있다. 광학필름 역시 접히면서도 원형은 유지하는 특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가공 난이도가 높다.


세경하이테크 폴더블용 광학필름 사업설명(사진:홈페이지)


세경하이테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용 광학필름 선행개발에 참여했다. 세경하이테크(폴더블용 광학필름)→삼성디스플레이(폴더블패널)→삼성전자(폴더블폰)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세계최초로 2019년 폴더블폰을 출시한 이후 올해 모델까지 무려 6년간 폴더블용 광학필름을 단독공급했다.


그 동안 경쟁사가 수차례 폴더블용 광학필름 시장을 이원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세경하이테크가 우월적 시장 지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라이벌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진입을 노리면서 또 다른 기회가 생겼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계약을 이미 맺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과거 패널을 LCD에서 OLED로 바꾸면서 패널공급사도 LG디스플레이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 변경했고, 현재까지도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지만 패널은 삼성전자의 자회사(삼성디스플레이)에게 의존하고 있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OLED패널과 폴더블패널을 만들어오긴했지만 품질문제로 애플은 거래하지 않았다.


세경하이테크가 애플 폴더블 밸류체인에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현 구도에선 대체가능한 경쟁자가 없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사실상 세경하이테크를 애플용 광학필름 공급사로 보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에는 공급여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 화재에 국민적 관심…세스맷 단열화학소재 사업 탄력


자회사 세스맷도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다. 2차전지사업 진출을 위해 세경하이테크가 지난해 1월 인수(지분율 70%)한 기업이다. 세스맷은 전기차 배터리팩 내에서 단열과 소화기능을 복합수행하는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에 불이 났을 때 신소재의 소화기능이 자동발현 돼 화재를 직접 진화하거나 온도상승을 억제해 단위 셀 간 화재 확산을 차단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재 시중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팩에는 해당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이나 소재가 없다. 즉 세스맷 신소재가 상용화될 경우 세계 최초가 된다.


세스맷 단열화학소재 설명(사진:홈페이지)


중요한 것은 사업진척도다. 이미 국내 3대 배터리셀 제조사 중 2곳과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모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내로 양산을 위한 테스트 통과가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주차장 전기차 화재사태로 배터리 안정성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달 1일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87대 차량이 전소됐고, 793대가 그을리는 대형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가 전기차에 어떤 배터리가 탑재됐는지 공개하도록하는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배터리셀 제조사 입장에선 단열화학소재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확대된 국면이다. 세스맷 사업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셀 사업자들의 글로벌 시장지위를 감안하면 세스맷 신소재 사업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매출이 수천억원대로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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