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이티(DKT)가 올 매출 4000억원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신사업(전장) 뿐 아니라 본업인 스마트폰 연성인쇄회로실장(FPCA) 사업에도 있다.


최대 고객사 삼성전자가 올 초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AI(인공지능)폰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성장이 둔화했는데 갤럭시S24가 교체수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덕분에 갤럭시S24에 필요한 연성회로기판실장부품(FPCA)을 공급하는 디케이티가 수혜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본업에서만 올 매출이 3000억원대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AI기능 도입으로 FPCA도 고도화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져 수익성 개선도 점쳐진다.


◇ 갤럭시S24 3종 공급사 채택, 올 예상 매출 3300억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디케이티는 현재 OLED디스플레이용 FPCA를 갤럭시S24 시리즈에 모두 공급하고 있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일반형과 플러스, 울트라 등 3종으로 올 1월 31일에 글로벌 출시됐다.


갤럭시S24(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스마트폰 주요 구성품인 디스플레이와 메인기판, 베터리 등은 서로 연결해주는 장치가 있어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구성품 사이 도로역할을 하는 것이 FPCA다. 그리고 디케이티는 OLED용 FPCA가 주력이다.


OLED용 시장지위는 삼성전자 내에서 톱티어다. 고가인 플래그십폰 위주로 OLED용을 공급하는데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플래그십폰이 잘 팔리면 디케이티가 수혜를 받는 구조다. 그런데 갤럭시S24가 전작보다 흥행하고 있다.


OLED용 FPCA 투시도(사진:디케이티 홈페이지)


최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갤럭시S24와 전작(갤럭시S23) 출시 후 초기 3주간의 판매량을 비교했는데, 갤럭시S24 시리즈 판매량이 전작대비 8% 늘었다. 지역별 증가율은 미국이 14%, 한국 22%, 서유럽 28%였고, 나머지 시장서는 18% 감소했다.


교체주기 장기화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침체를 끊어냈다는데 의미가 있다. 2010년대 중반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이 3억대가 넘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는 2억2660만대로 줄었다. 스마트폰 기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교체에 대한 필요성이 과거대비 줄은 탓이다.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소비가 침체된 영향도 겹쳤다.


그런데 올 1월 31일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24가 흥행하자 최근 증권가는 올 삼성전자 출하량을 2억4000만대로 높여 잡았다. 디케이티에게도 반등의 시기가 다가왔다. 디케이티는 2022년엔 매출 363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2802억원으로 전년보다 22.9% 감소했다. 삼성전자 출하량 감소 영향을 받았다.


반면 올해는 디케이티 주무대인 플래그십 위주로 판매량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디케이티가 본업(FPCA)에서만 연간 3300억원대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전체 매출(2802억원)보다 17.7% 늘어난 수치다.



◇ LTPO 채택모델 확대, ASP 상승효과


갤럭시S24가 교체수요를 이끌어 낸 것은 '온 디바이스 AI'(갤럭시AI)를 탑재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하는 AI를 의미한다. 기기내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보안에 강하면서 처리속도가 빨라진 것이 장점이다.


세부적으로 갤럭시AI는 △서버 연결 없이 13개 언어를 지원하는 '실시간 통역 통화'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곧장 정보가 튀어나오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복잡한 글을 요약·정리하는 '노트 어시스트' △인터넷 페이지를 원하는 언어로 번역·요약해 주는 '브라우징 어시스트' △사진 일부를 채워주거나 사물을 삭제·이동할 수 있는 '생성형 편집'(Generative Edit) 등 기능을 담고 있다.


갤럭시AI 기능 설명(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갤럭시AI 도입은 디케이티에게도 호재다. 매출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동반한 턴어라운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갤럭시AI를 도입하면서 삼성전자는 OLED디스플레이를 업그레이드했다. 과거엔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패널을 사용했는데 올해는 갤럭시S24 3종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방식 OLED를 탑재했다. LTPO는 LTPS방식 대비 적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LTPO를 탑재한 이유는 갤럭시AI로 인해 과거보다 높아진 전력소모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LTPO는 LTPS 방식보다 업그레이드된 FPCA를 필요로 한다. 올해부터 디케이티 ASP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작년 갤럭시S23 때에는 3종 가운데 울트라 모델에만 LTPO가 적용됐는데 올해는 3종 전체로 확대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TPO 방식 FPCA는 LTPS보다 실장 부품수가 늘어나 ASP가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부터 LTPO 적용 모델이 늘었기 때문에 디케이티는 수익성개선까지 예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800억 더하면 연매출 4100억


결과적으로 올해 예상되는 전체 매출은 4000억원이 넘는다. 신사업인 전장부품 무선충전모듈에서 700억원, ESS(대규모저장장치) 파워모듈에서도 100억원 가량이 예상된다. 여기에 FPCA 예상 매출(3300억원)을 더한 합계액은 4100억원이다.


2018년 상장한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이 된다. 직전 최대치는 2022년 기록한 3635억원이었다. 침체기였던 지난해(2802억원)와 비교하면 급격한 턴어라운드다. 올 영업이익 역시 ASP 상승 기대감으로 사상최대가 전망된다. 직전 최대치는 2022년 기록한 212억원(영업이익률 5.8%)이었다. 올해는 영업이익률을 6%로 가정하면 영업이익이 245억원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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