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상장하는 포스뱅크는 올 초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진행한 4개사 가운데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이하 확약)을 가장 적게 건 곳이다. 경쟁률은 800대 1이 넘을 정도로 우수했지만 중장기 투자는 꺼리는 이중적 투심을 보였다.


포스뱅크 실적에 대해선 불안함('역성장' 포스뱅크도 폭등할까)을 느끼고 있지만, 시장이 과열돼 있어 '단타'로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베팅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다른 딜 대비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


◇ 기관 94%가 '단타'…확약사 90%, '15일' 단기로 신청


포스뱅크는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을 통해 기관에 배정한 111만2478주를 공모했는데 총 9억3340만2000주가 신청돼 경쟁률 839대 1을 기록했다. 그런데 신청물량 가운데 확약물량 비중은 6.2%(5795만9000주)에 그친다.



비슷한 시기 공모를 한 경쟁딜 3곳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진엔텍이 확약 비중이 17%로 가장 높았고 이어 현대힘스가 12%, HB인베스트먼트가 7.7%였다.


기관은 일정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확약)을 할 경우 물량을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 중장기 주가에 대한 확신이 큰 딜일수록 확약 비중이 높다. 포스뱅크는 기관들도 '단타'를 노리고 있는 딜인 셈이다.


주관사가 기관별 배정을 마무리한 최종 확약비중 기준으로도 포스뱅크는 12.4%로 가장 낮다. 우진엔텍은 44.3%로 최초(17%)대비 무려 27.3%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현대힘스가 33.3%, HB인베스트먼트가 17.6%다.


이 탓에 상장 후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하나인 유통 가능 물량비중(이하 유통비중)도 포스뱅크는 28.3%로 상당히 높다. 기관 확약이 적게 걸린 탓에 최초 예상한 유통물량비중(29.7%)대비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유통물량이 많으면 주가에 부정적이다.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뱅크는 확약을 한 기관들도 기간은 대다수 짧게 설정했다. 확약은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등 4개 기간별로 신청할 수 있다. 포스뱅크는 배정 후 기준으로 확약물량 13만7476주 가운데 89.8%인 12만3405주가 15일로 설정돼 있다.


상장 후 보름이 지나면 주식을 팔겠다는 기관 확약이 절대 다수다. 상장 후 15일이 지나면 유통비중은 29.6%로 다시 높아진다.


◇ HB인베 약세 확인, 우진엔텍은 강세


기관이 단타를 노린 딜은 이론적으론 주가가 단기에 약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열 분위기인 올 초에도 이미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역시 확약 비중이 낮았던 HB인베스트먼트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다.


HB인베스먼트 최초 확약비중(7.7%)은 포스뱅크(6.2%)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최종 비중(17.6%)은 포스뱅크(12.4%) 대비 5.2%포인트 높다. HB인베스트먼트는 이달 25일 상장했는데 종가가 6700원으로 공모가(3400원) 대비 97.1% 높은 가격으로 마감했다.



우수한 수익률이지만 비슷한 시기 상장한 우진엔텍(24일 상장)과 현대힘스(26일 상장)가 상장일 가격제한폭(상승률 300%)까지 종가가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크다. HB인베스먼트는 상장 이튿날인 이달 26일엔 종가가 5530원으로 전일종가(6700원)와 비교해 17.46% 하락하기도 했다. 상장 하루 만에 상승분을 상당수 반납했다.


반면 우진엔텍은 상장 삼일 째인 이달 26일 종가가 3만1000원으로 상장일 종가(2만1200원)보다 46.2% 올라 있다. 공모가(5300원)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484.9%에 이른다. 우진엔텍은 기관 확약 비중이 최종 44.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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