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에스텍이 최근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수천여개 기업이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룬데다, 참여기관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훌쩍 넘어선 가격대에 베팅했다. 덕분에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을 크게 초과한 가격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공모액이 계획보다 늘어나 회사 성장엔 긍정적이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에이에스텍이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 2000여개 기관이 참여했다. 앞서 성공한 빅딜로 평가받는 두산로보틱스(9월 상장) 기관수요예측 참여기관수가 1920곳이었으니 에이에스텍이 역대급 관심을 받은 셈이다. 신청물량 기준으로는 경쟁률이 630대 1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질적으로도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기관들은 웃돈을 얹어 주식을 사길 희망했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2만1000원~2만5000원이었는데 3만원 구간에 베팅한 기관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3만원은 밴드상단(2만5000원)보다 무려 20%나 비싼 가격대다. 그 만큼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했다.


업계에선 예고된 흥행으로 보고 있다. 흥행을 위한 3대요소인 ▲사업 펀더멘털(기초체력) ▲시장친화적인 기업가치(밸류) ▲공모주주에게 유리한 수급구조(유통물량)를 모두 갖춘 딜이었기 때문이다.


에이에스텍은 전 세계 자외선차단제 유기 원료물질 시장 구도를 재편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유기 원료물질은 시장 90%를 차지하는 '주류'인데, 이 시장 1~2위 사업자보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물질을 개발해 특허로 묶어뒀다. 이에 1~2위 사업자가 자체 생산을 일부 포기하고 에이에스텍에 '독점'이라는 조건을 달아 원료물질을 공급받고 있다.


밸류는 시장친화적으로 산출했다. 에이에스텍은 국내엔 상장한 경쟁사가 비주류인 무기 원료물질 제조사 밖에 없다. 이들은 성장성이나 수익성면에서 에이에스텍보다 열위하다. 그런데 에이에스텍은 이들 중심으로 피어그룹(비교대상기업군)을 꾸려 밸류를 구했다. 에이에스텍 밸류가 그만큼 할인된 셈이다. 적용 주가수익비율(PER) 16.05배이고,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PER은 10.5~12.05배에 그친다.



상장 후 유통이 가능한 주식 비중은 24.8% 수준이다. 이번 기관수요예측이 크게 흥행한 것을 감안하면 유통물량 비중은 10%대로까지 낮아질 수 있다. 기관들이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을 걸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 평균 유통물량비중이 33%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유통물량비중이 10%대였던 최근 딜들은 모두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치솟는 경향을 보였다.


공모흥행으로 에이에스텍은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2만5000원)을 초과한 2만8000원으로 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모액도 계획보다 늘어난다. 공모액은 희망밴드 기준 295억~351억원인데, 2만8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면 공모액이 393억원으로 증가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기존 1189억~1459억원에서 1585억원으로 확대된다.


에이에스텍은 오는 15일 확정 공모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16~17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같은 달 28일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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