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리중앙(BBB0, 안정적)이 22회차 공모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수요저변이 극히 얇은 BBB0급임에도 초과 청약에 힘입어 증액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도 2년물은 개별민평보다도 적다. BBB0급 고객층인 리테일시장의 심리를 잘 간파해 세운 '전략'이 성공비결이다.


◇양극화 시장서 선방…2년물 금리 30bp 절감


콘텐트리중앙은 올 8월 31일 정정보고서를 통해 22회차 공모채 최종금액을 550억원으로 확정했다. 1년물이 300억원이고 발행금리는 7.8%다. 2년물은 250억원, 금리는 8.1%다. 오는 9월 6일이 상장예정일이다.


최초 계획한 모집액(300억원)보다 250억원 증액에 성공한 결과다. 금리도 만족스럽다. 1년물(7.8%)은 같은 날 개별민평(키스자산평가)인 7.666%보다 13.4bp(0.134%) 높은 수준이다. 2년물(8.1%)은 같은 날 개별민평(8.412%)보다 31.2bp(0.123%) 낮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권시장이 우량채 위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일반 공모채 발행액이 51조4780억원인데 이중 AA0급이 68.43%(35조2270억원)로 가장 많고, AAA급 16.8%(8조6500억원), A급 12.81%(6조5940억원), BBB급 1.96%(1조70억원) 순이다.


A급도 발행에 나섰다가 평판이 실추될 우려가 있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때인데 BBB급딜이 증액과 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발행사와 주관사가 BBB급 시장 투자심리를 잘 간파해 세운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2년물 선호심리 간파, 1년물 희망금리 높여 유도


BBB급은 수익률은 높지만 그 만큼 위험부담도 큰 하이일드채권 시장이다. 이에 연기금 등 대형기관 뿐 아니라 일반기관들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 개인 자산가나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시장이 주 고객층이다. 증권사 리테일영업부나 하이일드투자기관 등(1차 매수자)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채권을 인수한 이후 이들(2차 매수자)에게 재판매하는 구조다.


특히 BBB0급은 BBB+와 비교해 수요가 더 적다. 자칫 2차 매수자를 구하지 못하면 1차 매수자가 물량을 떠안게 된다. 이에 수요예측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 있고 미매각도 자주 발생한다.


다만 미매각이 발생하면 수요예측 2라운드가 펼쳐진다. 확정된 가격으로 증권사 등이 2차 매수자 수요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초과청약이 벌어지기도 한다. 콘텐트리중앙이 이 같은 생리를 적절히 노렸다.


발행사는 국내 기준금리(현 3.5%)가 내년 말께에는 2% 중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보고 투자자들이 2년물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가 내년 예상대로 낮아지면 지금 현재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는 회사채를 사는 게 유리하다.


그리고 1년물보다는 2년물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년물은 만기가 돌아오면 재투자를 해야 하는데 해당시점엔 발행금리가 현 시점보다 낮을 수 있다. 2년물은 기본금리가 1년물보다 높은데 더 오랜 기간 해당 수익률을 안겨준다. 반대로 발행사 입장에선 1년물을 섞어야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발행사는 2년물 희망금리밴드 상단은 개별민평 수준으로 맞췄다. 가격 프리미엄을 주지 않은 셈이다. 희망금리밴드는 7.5~8.5%였고 상단(8.5%)은 개별민평(8.412%)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1년물엔 가격 프리미엄을 줬다. 희망금리밴드가 6.8~7.8%로 상단(7.8%)이 개별민평(7.666%)보다 14bp가량 높았다.


예상대로 수요예측에서 수요는 2년물 위주로 모였다. 150억원 모집에 330억원이 청약됐다. 7.99%금리로 모집액을 채울 수 있었다. 반면 1년물은 2라운드까지 갔다. 수요예측에선 150억원 모집에 100억원만 청약됐고, 금리는 희망밴드상단(7.8%)으로 형성됐다. 그리고 금리(7.8%)가 확정되자 200억원 규모로 추가청약이 됐다. 1년물과 2년물 가격 프리미엄 격차를 둔 것이 통했다. 1년물도 완판에 성공하며 금리절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BBB0 등급은 추가청약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며 "리테일 시장은 채권금리가 확정됐을 때 본격적으로 투자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2년물이 증액마감되면 프리미엄을 얹힌 1년물로 투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적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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