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 기관수요예측이 순항하고 있다. 첫날에만 천 여곳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소형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한 곳이다. 민간주도 우주산업을 칭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부합하는 실력자다. 정부가 우주항공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이노스페이스 성장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에퀴티스토리(Equity Story)가 투심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자산운용업계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는 전일(11일) 개시한 기관수요예측에 1300곳이 참여했다. 수요예측은 오는 17일까지 5영업일간 진행되는데 첫 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룬 셈이다.


질적 투심도 양호했다. 신청건수 기준 경쟁률은 이날 300대 1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도 대다수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이하 상초) 구간에 베팅됐다. 더불어 대형자산운용사들이 이례적으로 첫날 다수 참여했다는 전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운용사들은 보다 보수적이라 수요예측 첫날 베팅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노스페이스는 참여했다"며 "주관사(미래에셋증권)가 첫날과 둘째날 참여 기관에 배정가점을 주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여 기관들은 우주항공이 국가전략산업으로 성장성이 농후한데, 이노스페이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올해 우주항공청을 출범시키며 산업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올해 편성한 예산만 1조원(9923억원)에 가깝다.


그리고 뉴스페이스 시대를 이끌고 있는 건 산업적 수요가 큰 소형위성이고, 이노스페이스는 이 소형위성을 쏘아올리는 소형발사체를 독자기술로 만들고 있다. 브라질과 호주 등에 거점을 두고 직접 발사서비스도 제공한다.


소형발사체는 무기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간 판매와 기술이전이 금지돼 있다. 우리나라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이노스페이스가 해내고 있다. 지난해 8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에서 소형발사체 '한빛-TLV(Test Launch Vehicle)' 비행시험에 성공하면서 상용화에 다가섰다.


이에 정부도 이노스페이스에 다수의 연구과제를 맡겨 왔다.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 설립 이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주관하는 정부지원사업을 20여건 수행했다. 현재도 6건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받은 지원금은 145억원이고, 이중 120억원은 현재 진행중인 건이다.



더불어 투자자들은 상용화와 관련한 수주가 구체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총 41건의 수주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중 4건은 계약이 완료돼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발사체 시장에서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한 경쟁사 미국 로켓랩(Rocketlab)보다 원가경쟁력에서 우위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엔진 기술을 활용해 로켓랩 제조원가의 75%로 소형발사체를 만들 수 있다.



한 IB 관계자는 "이노스페이스가 국가전략산업(우주항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투심을 이끌고 있다"며 "진행해왔던 수주계약이 최근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도 IR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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