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헬스케어는 상장 이후 주가를 두고 기관들도 긴장하고 있다. 본래 제시한 기업가치(밸류)는 무난하다고 평가됐는데 시장이 과열돼 지나치게 높아진 탓이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대비 30% 이상 높였는데 올 들어 상승률이 가장 높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진단키트로 작년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해는 큰 폭의 역성장이 유력하다. 올 연간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 포워드 PER(주가수익비율)이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기준으론 7배였는데, 공모가가 크게 뛰면서 PER은 10배 수준이 됐다. 펜데믹 시기에나 받던 멀티플이다.


이에 일각에선 오상헬스케어가 올 들어 거품이 가장 빨리 꺼지는 발행사가 될 것으로 본다.


◇ 상초 평균 상승률 15%, 오상헬스케어 두배 넘어


오상헬스케어는 13일 공모가 2만원으로 상장한다. 상장예정주식수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시총)은 2821억원이 된다. 본래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3000~1만5000원, 예상시총은 1834억~2116억원이었다.


시장 과열로 수요예측이 가격결정기능을 상실하면서 공모가가 예상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난달 말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993대 1에 달했다. 더불어 가격 베팅구간도 2만원대에 79.1%가 쏠렸다. 희망밴드 상단(1만5000원) 대비 33.3% 비싼가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2만원이 확정가가 됐다.



기관들이 무리한 베팅을 하는 이유가 발행사 매력에 근거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작년 말 이후로 상장일 주가가 가격상승제한폭(공모가의 4배)까지 이르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관들도 '묻지마' 베팅을 하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 어떻게든 공모주를 확보해 단기매각(단타)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오상헬스케어 역시 '단타'를 노린 대표적 발행사다. 수요예측에서 기관청약주식수 가운데 의무보유확약을 건 물량은 2.85%에 그친다. 97%가 상장일 매도가 가능하길 원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이 같은 과열로 밸류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희망밴드 상단대비 확정가 상승률이 올 들어 가장 높다. 과열의 시작점인 케이엔에스(작년 12월 상장) 이후로 오상헬스케어까지 총 16건의 수요예측이 있었는데 평균 상승률이 15.7%였다. 오상헬스케어는 평균치의 두 배가 넘는다.


◇ 포워드 PER 7배서 10배로, 실적은 피크아웃 진행중


밸류가 적정수준인가를 비교할 수 있는 지표인 PER도 부담스러워졌다. 오상헬스케어 작년 연간 순이익(가결산)은 1156억원이다. 작년 실적으로 보면 PER이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으론 1.6~1.8배다. 공모가를 높이면서 PER도 2.4배가 됐다.



그런데 오상헬스케어는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이 유력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사다. 올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한 포워드 PER이 더 중요한 투자지표가 된다. 오상헬스케어는 피크아웃이 경쟁사들보다 1년 가량 늦게 왔다. 지난해 미국 정부 수주를 따내는 마지막 잿팟을 터뜨린 덕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3608억원에 영업이익 1429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 82%(2966억원)가 한 건의 수주(미국 정부)에서 나왔다. 해당 수주는 또 작년 1분기에만 매출이 발생했다. 이후 작년 2~4분기부터 올 초까진 진단키트와 관련해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공개된 내역만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월까지 4개월 동안 진단키트 매출은 불과 19억원이다. 앞으로도 코로나19 진단키트 대형수주는 없을 것으로 회사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 3000억원에 가까웠던 매출이 올해는 발생하지 않는다.


진단키트 외 사업은 생화학진단기기인데 매출은 연간 600억원 내외로 발생하지만 이익 기여도가 크지 않다. 코로나19 펜데믹 직전 3년(2017~2019년)간 영업이익이 17억원에 그친다. 영업이익률은 1%다.


다만 희망적인 요인도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작년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콤보키트를 미국 정부에 긴급사용승인(EUD) 신청했는데 조만간 결과가 나온다. 승인을 받을 경우 올해 400억~900억원 수준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역성장은 불가피하지만 연착륙은 도모할 수 있다.


EUD가 승인된다는 가정하에 올해 연간 순이익은 콤보키트 매출 400억원 가정시 128억원, 매출 900억원 가정 시 288억원이 된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 순이익률 32%를 대입한 결과다. 2022년(21%)과 2023년(32%) 평균 순이익률은 26.5%다.


그리고 올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PER을 산출하면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으론 6.4배~7.3배다. 그런데 공모가가 뛰면서 포워드 PER도 9.8배가 됐다.


10배 수준의 PER은 펜데믹 시기에나 받던 멀티플이다. 진단키트 대장주였던 SD바이오센서가 2021년 7월 상장할 때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조3465억원이었는데, 적용순이익(6156억원)으로 나눈 PER이 8.68배다. SD바이오센서는 이달 12일 기준 시가총액은 1조4000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 앉아 있다.


기관들이 높아진 공모가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심사역은 "과열 국면속에서 하나 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며 "오상헬스케어는 그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보고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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