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중앙이 신용등급이 스플릿(신용평가사간 불일치) 상태임에도 공모채를 완판하는 저력을 보였다. 금리도 2년물은 개별민평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대형미디어그룹의 핵심계열사인데다 국내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사업적 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전일(19일) 500억원 공모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680억원의 청약주문을 받았다. 만기구조(트렌치)별로 1년물은 200억원 모집에 330억원이, 2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350억원이 청약됐다. 1~2년물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SLL중앙 신용등급이 스플릿 상태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SLL중앙은 이날 기준 한국기업평가가 BBB+에 아웃룩은 '부정적'으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BBB0에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플릿은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상태다. 수익률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발행사가 속한 BBB급은 비우량채라 수요가 적은 시장이다. 수익률은 높지만 그 만큼 위험부담도 커 연기금 등 대형기관뿐만 아니라 일반기관들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 개인 자산가나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시장이 주 고객층이다.


SLL중앙은 이 같은 약점을 모두 극복했다. 금리도 만족스럽다. 희망금리밴드 상단 이하로 막아냈다. 1년물은 6.2~7.2%가 밴드였다. 그런데 6.99% 구간에서 모집액(200억원)을 채웠다. 19일 기준 SLL중앙 1년물 개별민평(6.726%)보다는 26bp 높은 수준이다. 2년물은 7~8%가 밴드인데 7.9%에서 모집액(300억원)을 채웠다. 19일 기준 2년물 개별민평(7.997%)보다 10bp 가량 낮게 형성되는 성과를 냈다. SLL중앙은 금일(20일) 증액 여부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다.


SLL중앙은 중앙미디어그룹에서 뉴스(JTBC, 중앙일보)를 제외한 콘텐츠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코스피 상장사인 콘텐트리중앙으로 지분 53.7%를 보유하고 있다.


SLL중앙은 OTT플랫폼 대중화로 콘텐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3년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수리남 제작사인 퍼펙트스톱필름과, 영화 범죄도시와 카지노(시즌1,2)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등 9개사를 2021년 전후로 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그 결과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CJ ENM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올 상반기 매출은 SLL중앙이 2728억원, 스튜디오드래곤이 3746억원이다. M&A를 했던 2021년엔 SLL중앙 매출(5589억원)이 스튜디오드래곤(4871억원)을 추월하기도 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