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과 자산운용사 프로디지인베스트먼트(이하 프로디지)가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투자로 '알짜' 수익을 내고 있다.


NH스팩28호에 양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해 12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피합병대상(씨싸이트)을 잘 찾은 결과 현재 지분가치가 70억원에 가깝게 높아졌다. 1년을 갓 넘긴 단기 투자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NH투자증권과 프로디지는 2022년 12월 2일 NH스팩28호(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28호)를 총 5억2000만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프로디지 출자금은 5억원, NH투자증권은 2000만원이었다. 주당 1000원에 보통주 52만주를 발행하는 구조였다.



이어 NH스팩28호는 같은 달 9일 6억8000만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NH투자증권이 전액인수했다. 전환가액이 주당 1000원으로 스팩 보통주 68만주를 확보(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다.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1월 9일부터 2027년 12월 8일까지였다. 결과적으로 NH투자증권은 스팩에 총 7억원을 투자했다.


스팩을 상장시킬 때부터 양 사는 두 배의 평가차익을 달성했다. NH스팩28호는 2023년 3월 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공모가가 2000원이었다. 설립 당시(1000원)보다 두 배 올랐다. 물론 발기인들이 감수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가다.


발기인들은 스팩 상장 기간 동안 각종 비용부담을 지게 된다. 스팩은 상장 후 36개월 이내에 합병법인을 찾지 못하면 해산해야 한다. 더불어 공모로 예치한 자금은 공모투자자들에게 원금에 이자를 가산해 돌려줘야 한다. NH스팩28호는 연 이자율이 1.3%(최종 4%)였다. 합병기업을 물색하면서 발생하는 회계감사와 자문수수료 등 수억원대 비용도 발기인이 내야 한다.


NH스팩28호는 M&A(인수합병) 매물을 단기에 잘 찾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3년 9월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씨싸이트와 합병하기로 결정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씨싸이트는 글로벌 의류 기업인 갭(GAP)과 에이치앤엠(H&M), 아메리칸이글(AEO) 등을 고객사로 둔 중견기업이었다.


씨싸이트와 NH스팩28호 합병비율은 1대 0.1818678로 정해졌다. 합병대가로 씨싸이트가 NH스팩28호 주주들을 대상으로 합병비율에 맞춰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씨싸이트 신주 3637주를 부여받게 됐다. 전환사채까지 반영할 경우 보유하게 될 신주는 12만7307주가 된다. 프로디지가 받은 신주는 9만933주다.



씨싸이트가 합병대상이 됐다는 소식(공시)이 알려지자 NH스팩28호 주가는 단기에 급등했다. NH스팩28호는 합병기일(2023년 12월 5일) 3영업일전까지 거래가 가능했는데 마지막 거래일(11월 30일) 종가가 5450원이었다. 공모가(2000원)의 2.7배다.


덕분에 씨싸이트는 2023년 12월 21일 기준가 3만원으로 상장했다. 기준가는 피합병스팩의 마지막 거래일 종가에 합병비율을 나눠 산출하게 된다. NH스팩28호 주가 상승이 씨싸이트 기준가를 높인 셈이다. 씨싸이트는 합병비율을 산출할 때만 해도 합병전 주당 가치가 1만997원이었다.


씨싸이트 주가는 상장 다음날(12월 22일) 4만4250원으로까지 높아졌다가 이후 조정을 거쳐 2024년 1월 2일 현재 종가가 3만1650원이 됐다. 발기인들의 지분가치를 단순계산하면 NH투자증권은 전환사채를 포함한 보유주식(12만7307주) 가치가 40억2926만원이 된다. 원금(7억원)을 제한 평가차익이 약 33억원이고, 수익률은 475%가 된다.


프로디지(9만933주) 지분가치는 28억7802억원이고, 원금(5억원)을 제한 평가차익은 약 23억원이다. 양사 모두 투자 1년여만에 거두고 있는 성과다. 다만 당장 자금회수(엑시트)는 하지 못한다. 스팩 발기인은 합병 후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의무적으로 보유지분을 보호예수해야 한다. 2024년 6월부터 발기인들은 지분거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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