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공장과 뷰티스킨, 에이에스텍은 올해 진행한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이 모두 크게 흥행한 곳들이다. 공모가를 애초 계획(희망밴드)보다 올려 잡은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상장 후까지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 상장 첫 날 두 곳은 공모가의 두 배 이상으로 주가가 뛰어 올랐다. 공모주주들에게 소위 '대박주'가 됐다.


뷰티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업황에 대한 우려가 없는 곳이다. '엔데믹'으로 야외활동과 여행객이 늘면서 '꾸미는 것'에 대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펀더멘털이 확인된 곳들이 IPO를 했다.


내년 초 첫 코스피 IPO를 노리고 있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체급에서 앞선 주자들보다 우위에 있다. 공모가만 합리적으로 제안된다면 유사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상장 첫날 수익률 마녀공장 160%, 에이에스텍 150%


천연물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마녀공장은 올 상반기 IPO 시장을 달군 딜 중 하나였다. 5월 22일 기관수요예측을 했는데 기관 경쟁률이 1800.47대 1에 달했다. 이에 공모가도 희망밴드(1만2000원~1만4000원)을 초과하는 1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가격이 비싸진 것인데 그럼에도 상장 후까지 투자 열기가 이어졌다. 상장 첫날인 6월 8일 종가가 4만1600원으로 공모가(1만6000원)에 비해 160%나 올랐다. 이어 이튿날(6월 9일) 종가가 4만7700원으로 더 높아진 뒤 조정되기 시작했다.


다음 주자는 화장품 글로벌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뷰티스킨이었다.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약했음에도 '중박'을 냈다. 뷰티스킨은 증권신고서에 밝힌 올 1분기 실적이 과거 대비 둔화했다. 그럼에도 7월 10일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1819.7대 1이라는 기록적 경쟁률을 냈다. 공모가도 희망밴드 상단(2만4000원)을 상회하는 2만6000원으로 정했다. 그리고 상장 첫날(7월 24일) 종가가 3만26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5.4% 높았다.


올 연말을 달군 핫 딜 중 하나도 '뷰티'였다. 자외선차단제 원료를 만드는 에이에스텍이 마녀공장에 버금가는 '대박'을 냈다. 에이에스텍은 기관허수청약이 금지된 이후 수요예측(11월 7일)을 했음에도 629.9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시 공모가도 높여 잡았다. 희망밴드 상단이 2만5000원이었는데 2만8000원으로 12% 올렸다. 그럼에도 상장일(11월 28일) 종가는 7만1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50.4% 폭등했다.


◇ 파두 사태로 '실적' 안정주 부각 


특히 에이에스텍은 상징성이 컸다. 파두가 충격적인 3분기 실적을 공개(11월 13일)한 직후에 상장한 곳이다. 파두 사태 반대급부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곳으로 투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선 딜들도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업황과 실적이 공모흥행의 기초 배경이 됐다. 엔데믹 수혜를 누린 곳들이다. 마녀공장은 2020년 매출이 393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1018억원이 됐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5억원에서 244억원으로 커졌다. 뷰티스킨도 같은 기간 매출이 371억원에서 547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에서 55억원으로 증가했다.


에이에스텍은 연말 공모를 진행하면서 올해 업황까지 대변한 딜이었다. 올 상반기 매출(237억원)이 전년 동기(119억원)의 두 배가 됐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62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을 만드는 에이피알은 이들보다 체급이 클 뿐더러 각종 지표도 우수하다. 올 3분기까지 매출이 3718억원이고 영업이익은 698억원(이익률 18.8%)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2696억원)은 37.9%, 영업이익(185억원)은 277.5%늘어난 수치다.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갖췄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뷰티 업계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이 2020년 3411억달러(456조원)에서 2030년 5605억달러(749조원)으로 연평균 5.1%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북미와 일본, 유럽 등을 중심으로 K-뷰티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수출을 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 전망이 밝다. 에이피알은 올 3분기 누적매출(3718억원) 가운데 37%(1387억원) 수출액이라 글로벌 확장 기대감이 있는 곳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사들은 올 들어 기대와 달리 실적이 둔화하고 있는데 중국발 악재 영향이 있다.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 내 한국 점유율은 2021년 18.1%에서 2022년 13.5%, 2023년 12.5%로 지속 낮아지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조치 지속과 자국제품 소비를 선호하는 '궈차오' 문화 확산 탓이다.


에이피알은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어 중국 리스크에선 비껴가 있다. 중국법인 매출은 올 3분기누적으로 30억 수준으로 의존도가 높지 않다.


에이피알 IPO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적정 수준의 공모가를 택하면 무리 없이 흥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주자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을 20배 내외로 설정해 공모했다. 적용 PER이 마녀공장은 21.2배, 뷰티스킨은 28배, 에이에스텍은 16.1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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